▲희망의 교육학 = 파울로 프레이리 지음. 교육문화연구회 옮김. 프레이리의 대표작 「페다고지」가 출간된 지 26년만인 1994년 「페다고지」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쓴 책으로 프레이리의 어린 시절, 「페다고지」를 쓰던 당시의 이야기, 망명시절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독자와 나눈 실천적 대화들을 실었다.

이 책은 프레이리가 자신의 삶을 회상하며 연대순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전적 성격을 갖고 있지만 프레이리의 개인사보다는 그의 교육사상과 실천의 영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의 교육사상을 집약한 「페다고지」의 탄생 계기, 과정, 그리고 이 책이 불러온 많은 비판에 대한 반성과 해명, 「페다고지」에서 정립됐던 이론의 보충, 확장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프레이리는 "교육이란 교육자가 피교육자에게 사물 또는 내용에 대한 설명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피교육자에게 그들의 '세계읽기'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글을 읽는다는 것(文解)은 중립적일 수 없고 '세계 읽기'가 선행돼야 하며 피교육자의 '세계읽기'는 교육자가 피교육자의 '언어'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본다.

프레이리는 "세계를 읽고 또다시 읽는 비판적인 연습은 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에게 단어를 읽고 쓰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과학적으로, 정치적으로, 교육적으로 그들을 무력하게 하는 것이다"(123쪽)라고 말한다.

에세이 형식으로 쓰여진 이 책에는 프레이리가 직접 체험하거나 보고 들은 수많은 시행착오, 그리고 그 자신이 농민들과 마주 앉아 그들의 '노예근성'과 '적응양식'을 깨우쳐주는 재미있는 일화 등이 실려 있다. 아침이슬刊. 384쪽. 1만5천원.

▲우리말 지르잡기 = 권오운 지음. 시인이며 KBS 출판부장을 지낸 저자가 신문,잡지, 단행본 등에 발표된 문인, 학자들의 글과 교과서, 사전, 방송에서 우리말을 잘못 쓰고 있는 사례들을 수록했다.

제2장 '문학작품 속에 나타난 우리말 실수'에서는 이청준, 김원일, 윤후명, 신경숙, 양귀자, 공지영, 김명인, 안도현, 김형택 등 우리 문단의 대표적인 소설가와 시인들의 작품 속에 드러난 문장의 오류 등을 지적하고 있다.

예컨대 '광주를 지날 때 해가 뉘엿뉘엿 떠오르고 있었다' (황석영의 「장길산」에서)는 잘못된 문장이다. '해가 곧 지려고 산이나 지평선 너머로 조금씩 넘어가는 모양'이 '뉘엿뉘엿'이라는 것이다.

제목의 '지르잡기'는 '옷 따위에서 더러운 것이 묻은 부분만을 걷어쥐고 빨다'라는 뜻. 문학수첩刊. 368쪽. 9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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