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개발원 산하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진행한 중형 승용차와 1t 트럭의 충돌결과에 대한 얘기가 분분하다. 연구소는 1t 트럭이 엔진룸이 없어 승용차와 달리 생각 외로 취약하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하고 있고 자동차메이커는 당연한 결과를 예상할 수 있는 사안임에도 특별한 결과가 도출된 듯한 내용과 실험 방법에 대한 이견을 나타내 상당한 관심을 일으켰다. 현재 국내에서는 자동차 충돌테스트 결과를 여러 기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건설교통부에서 주요 승용 차종에 대해 정면충돌테스트를 해 별의 개수로 안전도를 발표하고 있으며, 자동차메이커도 타의반 자의반으로 외국의 여러 기관에서 진행한 충돌결과를 인용하기도 하며, 앞서 언급한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수시로 여러 종류의 테스트 결과를 내어놓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를 대변하는 건설교통부도 예전의 정면 충돌 테스트뿐만 아니라 측면 충돌 테스트, 후면 추돌 테스트에 따른 머리지지대의 안전정도 등을 도입할 예정이며, 추후에는 일부 비켜 충돌하는 옵셋충돌 테스트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실제로 정면충돌의 경우 앞면 전체의 약 40% 정도만 충돌하는 옵셋충돌이 가장 많은 발생하는 실정이어서 정면 충돌 테스트보다 신뢰성 측면에서 옵셋충돌이 낫다고 할 수 있다. 정면충돌 시 안전구조 프레임이 견딜 수 있는 부분은 전체 에너지가 각 부위에 균일하게 배분되면서 충돌 강도를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으나 일부분만 충돌하는 옵셋충돌의 경우 일정 부위만이 에너지 분산을 일으켜 전체 안전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실제 발생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중요한 차종에 대해서는 필수적으로 옵셋충돌을 해 그 결과를 소비자에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이번 기술연구소의 결과는 당연히 예측되는 결과를 시험을 통해 직접 확인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엔진룸이 보장된 중형 승용차와 엔진룸이 없이 엔진이 운전석 하단에 설치된 전방조정자동차(전장대비 앞범퍼에서 운전석까지의 거리가 30% 이하인 경우)의 경우 타 자동차 충돌할 경우 치명적인 결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충분한 엔진룸이라는 공간이 확보된 중형 승용차와 엔진룸이 없는 1t 트럭을 정면 충돌시킬 경우 당연히 취약한 1t 트럭이 심각한 손상을 입을 것이다. 예전에도 시행한 승용차와 일반 SUV의 충돌테스트 결과는 일방적인 SUV의 승리로 끝났다. 원래부터 뛰어난 강성구조인 프레임 설계와 무게중심까지 높은 SUV는 안전성 측면에서 승용차에 비해 뛰어난 우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엔진룸이라는 공간의 확보와 충돌 시 부딪치는 범퍼가 차종에 관계없이 어느 정도 같은 높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고가 높은 차량과 차고가 낮은 승용차가 충돌할 경우 승용차는 범퍼간의 충돌 현상이 없이 상대적으로 높은 범퍼를 가진 트럭 밑으로 파고 들어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된다. 따라서 평상 시 의식적으로 주변의 대형 차량을 피하는 운전자들도 많다.

 상기와 같이 차종에 따른 충돌 테스트 결과를 참조해 자동차메이커에서는 차종에 관계없이 범퍼 높이를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즉 범퍼 높이가 높은 트럭이나 버스 등은 범퍼를 높이를 낮추거나 보조 범퍼를 낮게 설치해 서로간의 완충 역할을 분담시킬 필요가 있다. 이럴 경우 범퍼끼리의 충돌은 서로 간에 완충을 유지하고 탑승자들이 있는 공간은 외부의 충격으로 밀려들어 오지 않으며, 이 때 에어백이나 안전벨트 등의 동작으로 안전을 극대화할 수 있다.

 최근 승용차의 경우 프레임 구조나 재질 등 안전도 측면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었으나 유리가 부착된 상단 부위는 취약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사용되는 차종이 일률적인 승용차뿐만 아니라 RV, SUV 등 다양하고 크기도 다른 차종의 사용이 급격하게 늘고 있어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나 매출 등 다양한 기업활동도 중요하나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다시 한 번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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