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백화점 이수림(37)

 백화점은 화려하다. 진열된 제품의 다양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바닥을 장식한 대리석부터 호화로운 화장실, 번쩍이는 기둥까지 화려함을 뽐내고 있다.

 고객들은 먼지 하나 없는 깔끔한 매장에서 편안히 쇼핑을 즐긴다.

 그러나 그 화려함 뒤에 숨은 백화점 직원들의 노력을 아는 고객은 많지 않은 듯하다.

 매장이 문을 닫는 오후 10시부터 새벽 4시30분까지 벌어지는 미화원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을 말하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인천점 이수림(37)미화관리소장은 “간혹 일어나는 고객과의 갈등이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한다.

 밤샘작업을 통해 대리석에 광택을 내거나 계절이 바뀔 때마다 진행되는 대대적인 행사(?)인 외벽 청소보다 주간에 종종 벌어지는 고객과의 마찰이 가장 신경쓰인다는 것이다.

 “친절이 생명인 백화점 특성상 고객 실수로 매장이 더럽혀져도 싫은 표정을 보이면 안 됩니다. 그래도 깨끗한 매장에서 쇼핑하는 고객들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죠.”
 이 소장은 청소업종으로만 유통업계 경력 10년을 자랑한다.

 오래된 경력 만큼 백화점 구석구석 그의 손길 안 닿는 곳이 없다.

 그 중에도 에스컬레이터와 화장실이 이 소장이 특히 관심을 두는 곳이다.

 “화장실은 백화점의 얼굴과 다름없습니다. 화장실 하나에 직원 한 명이 상주하다시피 합니다.”
 화장실 및 에스컬레이터 바닥에 물기가 있으면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특히 신경써 꼼꼼히 청소한다.

 더구나 요즘처럼 비가 많이 오는 계절엔 미화원 전체가 항시 비상근무에 돌입한다.

 “눈·비가 내리면 주차장부터 바빠집니다. 바닥의 물기를 제거하는 것이죠. 특히 눈을 안고 들어오는 차량에서 흐르는 물기 제거에 직원 모두 집중하죠.”
 롯데백화점 인천점엔 날이 궂으면 바빠지는 숨은 일꾼 53명이 하루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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