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학년도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각급 학교에서는 교사가 바뀌고 신입생이 입학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한동안 계속되고 있다. 일선 학교들은 학생들이 빠른 시간에 학교생활에 적응하도록 지도해 면학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에 선진국 대열에 다가갈 만큼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원동력은 바로 교육에 있다고 평가되고 있음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부존자원도 적고, 자본도 없는 빈국에서 세계가 놀랄 정도로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룬 저변에는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경주해 온 학교 선생님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또한 이의를 달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학교 교사들은 긍지와 보람을 갖기보다는 회의와 자포자기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그렇다면 무슨 이유로 이렇게 되었는가 생각해 보고 그에 대한 대안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교사들이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지 않을 때, 그 후에 일어날 엄청난 파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교육의 본질보다는 민원성 교육개혁에 매달린 채 교육의 민주화, 학교의 민주화라는 미명아래 학교가 흔들리게 되고 그런 와중에서 교사들이 안정을 잃고 적당주의에 물들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오늘의 학교 풍토가 기회주의와 적당주의에 물들어 무사안일만을 추구한다면 그에 따른 폐해는 몽땅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되고 결국은 국가발전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게 되고 만다.

학교가 붕괴되고 교육의 중심축이 사교육으로 옮겨간 안타까운 오늘의 현실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교사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학생들을 자신의 자녀처럼 열의를 가지고 대할 때에 학교가 바로 서고 우리 교육이 제자리를 잡을 수 있다. 과거 살기 힘들고 교육여건이 나빴던 시절에도 학교는 아이들의 활기로 넘쳐났고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는 정감이 흘렀었다. 그런데 지금의 교실은 교실붕괴로 표현될 만큼 학교가 중심을 잃고 있다. 학력이 곧 국력일진대 학력붕괴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욱이 학력향상을 사교육에 맡길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은 학교를 바로 세워야만 하며 이를 위해 교사들이 열과 성으로 학생들을 대할 수 있도록 사기를 북돋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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