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이번스가 길고 긴 올 프로야구 정규시즌 4경기를 남겨 두고 드디어 1위를 확정지었다.
 매직넘버 `1'을 남겨 뒀던 SK는 지난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시즌 마지막 18차전 원정경기에서 상대 실책으로 얻은 찬스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집중력과 선발 레이번의 호투를 앞세워 LG를 7-2로 완파, 정규시즌 1위를 결정지었다.
 이날 SK는 선취점을 LG에게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3회까지 LG타선을 꽁꽁 틀어 막으며 호투를 펼치던 SK선발 레이번은 4회초 선두타자 박용택에게 4구째 볼을 그대로 통타당하며 우측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허용, 선취점을 내줬다.
 선취점을 내준 SK의 불방망이는 5회부터 터지기 시작했다.
 5회초에서 SK는 선두타자 정경배와 다음 타자 나주환이 각각 상대 유격수와 1루수의 실책으로 무사 1, 3루 절호의 득점찬스를 만든 다음 이어 등장한 1번 박재상이 흔들리기 시작한 LG선발 정재복의 5구째 공을 그대로 받아쳐 우익수 앞으로 가는 적시타로 정경배를 홈으로 불러들여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에 성공한 후 계속되는 무사 2, 3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조동화가 1스트라이크 2볼에서 4구째 볼을 타격해 1루와 2루 사이를 가르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출루한 2명의 타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5회에서 상대실책 2개와 2안타로 역전에 성공한 SK는 6회 최정의 1타점 적시타와 7회 무사 만루에서 또다시 상대 유격수와 2루수의 3루 악송구 등을 틈타 3타점을 작렬하며 일찌감치 7-1로 승리를 굳혔다.
 7회말에서 LG 박경수의 적시타로 1점을 허용했지만 SK 김성근 감독 특유의 마운드 운영이 진가를 발휘하며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결국 7-2로 승리, 올 정규시즌 잔여 4경기를 남겨 두고 1위를 확정지었다.
 이로써 올 시즌 현대, 삼성, 롯데 등 4경기를 남겨 둔 SK는 70승(46패 5무)고지를 밟으며 정규시즌 1위와 함께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2개 안타와 멋진 수비를 보여준 `국민 우익수' 이진영은 “기분이 정말 좋고, 4회 LG 조인성의 타구를 잡는 좋은 수비 하나로 오늘 승리에 기여한 것 같아 더욱 기쁘다”며 “앞으로 한국시리즈에 누가 올라오든 상관하지 않으며 반드시 우승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소감과 포부를 밝혔다.
           

   
 
 SK와이번스가 지난달 28일 잠실에서 올 시즌 121경기 만에 70승 고지를 밟으며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로써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SK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내며 4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 무대를 맛보게 됐다.

 이번 SK의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직행은 김성근 감독의 야구스타일과 젊은 선수들의 대활약, 탄탄한 투수진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성근 감독의 개혁야구 = 지난해 10월 김성근(65)감독이 SK의 3번째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SK의 변화와 개혁은 시작됐다.

 부임하자마자 김 감독은 선수들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혹독한 훈련을 실시했고, 이에 낙오자는 가차 없이 제명시키는 등 냉정하기로 소문난 감독으로 변신했다.

 또 여기에다 시즌 중에는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작전을 펼쳐 보여 다른 팀 감독들에게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김성근표 `벌떼 야구'는 SK야구 색깔 뿐 아니라 이제는 다른 팀에서도 흉내를 낼 정도로 신망을 받을 정도이다.

 또한 김 감독은 선수들의 승부욕을 유발시키기 위해 시즌 개막 전부터 `정신 교육'을 강조하면서 SK를 변화시켜 결국 오늘에 이르게 했다.

 SK구단 분석 팀 관계자는 “강도 높은 스프링캠프 훈련량과 다양한 세미나를 통해 다져진 정신력이 결국 끝까지 선두를 내놓지 않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젊은 선수들의 대활약 = “우리 팀에는 올해 뿐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자산이 충분하다”고 김성근 감독은 입버릇처럼 얘기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최정, 정근우, 박재상, 김강민, 조동화, 박정권 등 기량이 출중한 젊은 선수들이 용트림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구단보다 한 달 먼저 전지훈련을 떠난 SK선수들의 노력은 그대로 기량 향상으로 이어졌고, 몇 년째 `유망주' 꼬리표를 달고 있던 젊은 선수들이 올 시즌 당당히 주전급으로 성장했다.

 거기에는 반쪽짜리 선수로 불리며 지난 스프링캠프 때 기절할 만큼 김성근 감독의 혹독한 훈련을 소화해 올 시즌 당당히 붙박이 3루수 자리를 꿰찬 최정(20)이 대표적.
 최정 뿐 아니라 김강민, 박재상, 조동화, 박정권 등도 올 시즌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고, 특히 정근우는 현재(9월 30일) 타격부문에서 3할2푼6리로 4위를 달리며 SK타선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 젊은 선수들의 발은 현재 두산에 이어 팀 도루 2위로 SK의 기동력을 책임지며 나머지 7개 구단의 혼을 빼놓았다.

  ▶탄탄한 투수진 = 지난해 10승 투수가 한 명도 없었던 SK는 올해 용병 `원투펀치' 레이번(16승)과 로마노(11승)를 비롯해 토종에이스 채병룡(11승) 등이 10승 이상을 올리며 탄탄한 마운드를 형성했다.

 또한 12년 연속 50경기 이상 출전기록을 달성한 조웅천, 지난 1993년 선동열 삼성감독 이후 처음으로 0점대 방어율의 마무리 정대현 등의 철벽마운드도 이번 성과의 한몫을 단단히 했다.

 이밖에 웬만한 선발보다 승이 많은 중간계투 김원형, 윤길현 등과 왼손타자 전담투수 가득염, 정우람, 김경태 등의 허리진도 SK가 정규시즌 1위의 수훈갑으로 뽑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활약을 선보였다.

 

'승부사' 김성근 감독 인터뷰  

   
 

“나 뿐 아니라 우리 선수들, 팬들 모두 정규시즌 1위로는 아직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멋진 승부로 우승을 일궈내겠습니다.”
 SK가 지난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정규시즌 1위가 확정되자 냉정하기로 소문난 `승부사' 김성근(65)감독의 눈가에도 촉촉한 무언가가 흘러내리는 듯했다.

 이날 김 감독은 LG를 7-2로 꺾은 뒤 선수들과 일일이 손바닥을 마주치며 “수고했다”고 격려했고, 이후 김 감독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준비에 대한 질문에 김 감독은 “아직은 샴페인을 터트릴 때가 아니다”며 “두산과 삼성을 경계했지만 최근에는 한화의 상승세도 눈에 띄어 어느 누구도 쉽지 않지만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모든 면에서 변화를 바탕으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치러왔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시리즈도 정규시즌처럼 선수들의 투지와 팬들의 성원이 있다면 우승도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정규시즌 1위에 가장 수훈감 선수를 마무리 정대현이라고 꼽은 김 감독은 “정대현이 뒤에서 잘 해줬기 때문에 시즌 내내 투수진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었다”며 “정대현이 없었다면 용병 2명을 선발투수로 뽑을 수 없었다”고 칭찬했다.

 그리고 “조범현 전 감독이 지난해까지 젊은 선수들을 잘 키워서 이번 성과를 일궈낼 수 있었다”는 그는 “시즌 초 젊은 선수들이 잘해주면서 노장들과 경쟁한 덕분에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었고, 거기에 선수들이 이겨야겠다는 목적의식이 투철했기에 1위가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올해 400만 관중을 돌파할 만큼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아주셨고, SK도 인천 야구팬의 성원이 있었기에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며 “우리보다 인천 야구팬들이 SK의 우승을 기원하고 있는 것을 알기에 이에 보답하기 위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SK와이번스 관계자 및 선수단 소감 한마디

  ▶신영철 SK사장 = 스프링캠프 때 김성근 감독을 비롯해 모든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의 대가가 이렇게 큰 기쁨으로 찾아온 것 같아 정말 자랑스럽고 기쁘다. 올 시즌 `팬들과 함께하는 야구'를 펼쳐 성적 뿐만 아니라 관중들에게도 많은 즐거움을 준 것 같아 많이 행복하다.
 앞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명영철 SK단장 = 너무 기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그 동안 팬들의 응원에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보답하겠다.
 ▶코치 김경기 = 그 동안 선수들이 피나는 고생을 할 때마다 가슴이 아팠지만 이렇게 그 성과를 맛보니 감회가 남다르다. 이제는 남은 한국시리즈에서 반드시 우승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
 ▶포수 박경완 = 시즌을 1위로 마쳐 너무 기쁘고 오늘 기쁨에 만족하기 않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국민외야수' 이진영 = 이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지금의 기쁨은 잠시 두고, 팬들과 더 큰 기쁨을 만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투수 채병룡 = 개인적으로도 두 자리 승수도 올려 목표를 이뤘다. 이제 한국시리즈에서 잘 던져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다. 그 동안 큰 경기에서 나름 잘 해 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있다.
 ▶3루수 최정 = 올 시즌은 내가 야구한 이래 가장 기억에 남고 기쁜 한 해가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욕심이 많기 때문에 지금의 기쁨으로는 부족하다.
 ▶2루수 정경배 = 고향에서 이같은 기쁨을 맛보니 더욱 행복하다. 인천 팬들을 위해 한국시리즈에서도 꼭 우승해 두 배, 세 배의 기쁨을 팬들과 맛볼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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