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과 함께 왠지 센티해지는 이 가을, 감동적인 영상과 함께 크로스오버 클래식을 듣는 건 어떨까.
   
 
오랜만에 음악영화가 개봉한다. 왠지 낯설게 느껴지는 유럽(독일)영화이긴 하지만 클래식 애호가와 감동적인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영화, `포 미니츠(Four Minutes)'가 개봉한다.

 주인공 크뤼거는 젊은 날 절친한 친구와의 관계를 부인하고, 이후 친구가 죽자 배신에 대한 죄책감을 떨치지 못한 채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피아노 레슨을 한다. 80세에 이를 때까지 교도소에서의 레슨을 계속 해온 그녀는 사기나 절도, 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른 재소자들에 대한 두려움을 잊은 지 오래다.

 그녀는 잘못을 저질렀던 자신은 물론, 주변의 그 누구에게도 빈틈을 허락하지 않는 닫혀진 삶을 살아간다. 속죄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 완고하고 올곧은 그녀와 평생을 함께 해온 것은 친구도 연인도 아닌 피아노 뿐.
 그런 그녀 앞에 상처받은 자신을 포기한 채 살아가는 제니가 나타나고, 크뤼거의 눈에는 어긋나기만 할 뿐인 제니에겐 아이러니 하게도 천재적인 피아니스트의 재능이 있다. 크뤼거는 제니의 천부적인 재능을 되찾아줘야 할 의무를 느끼며 이것이 곧 삶의 의미가 된다.

 `포 미니츠'는 독일의 한 교도소에서 60년 동안 피아노 레슨을 해왔던 실존 여성 거트루드 크루거의 삶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시나리오 작가로만 활동해 온 크리스 크라우스 감독은 “크뤼거라는 실존인물을 통해 휴머니즘이 무엇인지 깨닫게 됐고, 그녀의 인생이 나를 영화감독까지 진출하게 만들었다”며 지난 2004년 세상을 떠난 크뤼거에게 경의를 표하며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음악의, 음악에 의한, 음악을 위한 영화'로 평가받는 `포 미니츠'는 `크로스오버 클래식'을 다룬 최초의 영화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고전 음악가 베토벤, 모차르트, 슈만 등의 클래식을 바탕으로 재즈와 힙합을 믹싱한 크로스오버 클래식을 선보이고 있으며, 천재 피아니스트 제니 역의 한나 헤르츠스프룽의 뛰어난 연주 실력과 화려한 퍼포먼스가 곁들어져 눈과 귀가 즐겁다.

 특히 슈만의 클래식과 재즈가 혼합된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아름답고 웅장한 선율과 주인공 제니의 현란한 퍼포먼스는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랜 시간 기억에 남을 임팩트 있는 장면이다.

 영화는 크랭크 업이 되기도 전인 2004년 바덴-뷔르템 베르크에서 시나리오 대상을 수상하며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으며, 2006년 상하이 국제영화제의 최우수 영화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외에도 올해 소피아 국제영화제의 최우수 감독상과 국제비평가협회상, 지난해 바바리안 영화제의 최우수 여배우상과 최우수 신인여배우상, 국내·외 각종 영화제의 관객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25일 개봉.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