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의 첫 경제팀이 석유수입 관세를 내리는 등 물가안정을 위한 비상대책에 돌입했다는 소식이다. 이 경제팀이 관료 중심으로 짜여졌지만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이끌어 갈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경기는 꺾이고 경상수지도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물가 오름세도 18개월만의 가장 큰 폭을 기록하는 등 경제의 3대 지표인 성장률과 경상수지와 물가가 일제히 악화되고 있어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새 경제팀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안팎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밖으로는 이라크전쟁 발발 가능성으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에 육박하면서 1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또 북한 핵문제로 국제신용등급이 하락할 위험에 처해 있다. 안으로는 물가불안에다 생산소비 투자가 모두 위축돼 경상수지마저도 적자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도 심각하다.

최근 통계청도 국제유가의 급등으로 2월의 소비자 물가가 1월에 비해 0.6% 올라 지난해 11월이후 4개월 연속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2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9%를 기록해 2001년 8월이후 18개월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한다. 이에 따라 2월중 국내 휘발유 가격은 1월에 비해 2.7% 상승했고 등유 5.9%, 맥주 5.1% 등 가격이 올랐다.
 
이런 가운데 새정부 경제팀은 김진표 경제부총리 주재로 첫 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17일 리터당 14원에서 8원으로 내렸던 석유수입부과금을 4원으로 내리고, 원유 수입관세율도 5%에서 3%로 인하하기로 한 것은 적절한 조처로 평가된다. 예컨대 도시마다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대형쇼핑물의 매상은 상상도 못한 수준으로 곤두박질할만큼 서민경기가 악화되고 있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서민들이 몸으로 느끼는 경기가 충격적일 정도로 급속히 나빠져 시급한 처방이 요구되고 있다는 점이다. 모두들 과거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어렵다는 호소가 많다. 국내외 전문가들도 이대로 가다간 올해 5% 경제성장도 어려울지 모른다는 전망을 하고 있어 걱정이다. 새정부 경제팀이 이런 상황에서 우선과제는 시중에 팽배한 경제불안 심리를 해소하는 일이다. 새정부 첫 경제팀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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