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가든
 

   
 
저자 에쿠니 가오리. 소담출판사. 367쪽. 1만 원.
 5년 전에 끝난 사랑의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가호는 이사를 할 때마다 비스킷 깡통과 머스캣 상자를 가지고 다닌다. 한쪽에는 자신의 웃는 얼굴이 찍힌 폴라로이드 사진이 잔뜩, 다른 한쪽에는 차마 깨뜨리지 못한 파란 장미 무늬 홍차 잔이 들어 있다. 모두 틈만 나면 가호를 괴롭히는 과거의 파편들이다.

 아내와 19살짜리 딸이 있는 남자와 원거리 연애를 하는 시즈에는 그의 충고에 따라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아침을 꼭 챙겨 먹고, 학교를 쉬는 날에도 수영은 꼭 간다. 그 사람과 있는 시간이 너무나도 행복하지만, 남자가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고 나면, 혹은 자신이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를 타고 나면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오랜 시간 서로의 과거를 지켜봤고, 현재를 보고 있는 가호와 시즈에는, 때로는 서로의 변화에, 때로는 변하지 않음에 놀라기도 하고 지긋지긋해 하기도 한다. 잘 알기 때문에 물을 수 없는 것들로 고민하고, 잘 알기 때문에 상처를 주는 말들로 괴로워하면서, 둘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냉정과 열정사이'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대표작 `홀리가든'. 작가는 소꼽친구인 가호와 시즈에의 평화롭지만 아슬아슬한 일상을 통해 상처투성인 하루를 사랑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이전의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작가는 `좀 이상하다'고 여겨질 만한 사람들을 색다른 삶의 한 형태로 자연스럽게 그리면서 그 속에 우리들이 무심히 지나칠 만한 일상의 풍경들을 담아낸다. 이런 작법은, 전체 줄거리가 아닌 문장 곳곳에 리얼리티가 담겨 있기 때문에 독자 개개인의 경험과 공명한다.

 즉, 5년 전의 사랑에 집착하는 가호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가호의 `비스킷 깡통' 같은 과거와의 연결 고리를 갖고 있을 것이고, 유부남과 연애하는 시즈에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단순히 사랑하기 때문에 시즈에가 억지로 아침을 먹는 것 같은 일들을 해봤을 것이란 점에서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또한 에쿠니 가오리는 큰 사건이나 클라이맥스 없이 캐릭터나 주변 묘사만으로 짜임새 있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홀리가든' 역시 가호와 시즈에를 비롯해 `나카노', `코끼리 다리', `교코' 등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개성을 통해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누구에게, 어떤 에피소드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읽게 된다는 것도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 지닌 매력이다.

 생각의 탄생
 저자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에코의 서재. 455쪽. 2만5천 원.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 파블로 피카소, 마르셀 뒤샹, 마사 그레이엄 등 역사 속에서 가장 창조적이었던 사람들이 사용한 13가지 발상법을 단계별로 정리했다.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천재들이 자신의 창작 경험을 통해 `생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또한 생각하는 법을 어떻게 배웠는지를 관찰, 형상화, 추상, 패턴인식,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등 13단계로 나눠 논리정연하게 제시한다.

 

   
 
내 인생 최고의 순간
 저자 송숙희. 살림Biz. 189쪽. 1만 원.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우연을 황홀한 기회로 만드는 기적 같은 우화를 담은 책. 여기에는 주인공의 이야기 뿐 아니라 빌 게이츠, 팀 버튼, 칼리 피오리나, 스티븐 스필버그, 조앤 롤링 등 `우연한 사건'에서 인생 최대의 기회를 이끌어 낸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곁들여져 있다. 저자는 아무리 좋은 우연이 주어져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그저 스쳐가는 일과일 뿐임을 강조한다.

 원어민선생님과 초등학교선생님이 함께 만든 영단어
 저자 조희정 외. 아이앤북. 280쪽. 9천800원.
 영어를 처음 접하는 초등학생에서부터 중학교 영어로 넘어가려는 학생들을 위해 교육부 지정 초등 필수 단어와 예비 중학 영단어를 수록했다.

 

   
 
단어를 효과적으로 암기할 수 있도록 주제별로 나눴으며 각 장에 해당하는 학년과 단원을 표기, 학교 수업과 연결시켜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교과서에 나오는 익숙한 예문과 해석을 통해 암기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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