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명품 신도시, B명품 쌀, C명품 떡 등 최근 경기도내 각종 사업에 명품이라는 브랜드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가운데 소비자단체들에서 지나친 명품의 남발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경기도 뿐만 아니라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곳곳에서 벌어지는 현상으로 `명품 베스트 상품전' 등 요즘 `웬 만큼 잘 나간다'는 상품 브랜드나 광고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수식어가 `명품'이라는 단어다.

 이는 최근 국민들의 삶의 질과 소비자들의 안목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최근 `웰빙열풍'까지 맞물리면서 기업들은 물론 정부, 지방자치단체 할 것 없이 이른바 `명품 브랜드' 경쟁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명품'이라는 단어가 범람하는 곳은 정부와 지자체 사업만은 아니다. 단연 최근 유통시장의 다크호스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과 TV 홈쇼핑 프로그램.
 31일 현재 국내 한 유명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전문 명품 쇼핑몰만도 무려 3천500여 개에 달하며 전문 중고 명품 쇼핑몰만도 170여 개나 된다.

 이처럼 지나치게 명품 브랜드가 남발되는 이유는 한국인들의 식지 않는 과시욕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산업자원부가 매월 발표하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을 보면 백화점에서의 명품 매출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해 11월(14.9%) 이후 올해 9월(11.6%)까지 11개월 연속 두 자릿수 행진을 기록 중이다. 중국산 가구를 유럽산·국산 명품가구와 뒤섞어 팔아온 국내 수입업체들이 최근 무더기로 적발된 것도 이 같은 명품 열풍의 이면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것은 패션·잡화나 가구, 가전제품, 자동차 등에서 일기 시작한 `명품 브랜드' 열풍이 `아파트 브랜드' 경쟁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경기도에서는 A명품 신도시, 또 다른 명품신도시 등으로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특히 도내 여주시에서는 임금님 진상품이던 `여주쌀'로 올해 10회째 `여주 진상명품전'을 개최해오는 등 지역특산품의 명품 브랜드화를 통한 적극적인 마케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경기도 의정부시내엔 `명품'을 붙인 상호의 부동산 중개업소가 있을 정도다. 바야흐로 명품 열풍이 전국·전 계층으로 번져 명품만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명품전당포, 명품의류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세탁업체 등이 늘어가는 추세다.

 그러나 명품 브랜드의 경쟁적 사용은 소비시장에서 긍정적·생산적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무늬만 명품' 범람 등에 따른 `명품가치 인플레' 즉, `명품 디스카운트'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도내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를 내건 사업자는 무한책임을 지는 사회적 풍토가 정착돼야 한다”면서 “얄팍한 상술의 `명품'이라는 허위·과장광고를 지양해 제품의 질과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진정한 명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정부나 자치단체의 경우,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과는 동일시 될 수 있는 명품 브랜드의 남발을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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