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조금이 시작되는 지난 2일 김포시 하성면 전류리 전류포구에서 만난 한 어민은 40년째 한강 하구에서 숭어를 잡아오고 있지만 어획량이 예전 같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물때에 따라 잡히는 양이 다르지만 요즘에는 작년에 절반도 안 잡히는 것 같다”면서 “조금 때인 지금도 예년 같으면 200~300㎏ 정도는 잡았는데 이상하게도 올해는 잘해야 10㎏정도야. 무슨 일 때문이지 알 수가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강 하구에서 숭어와 장어 등을 잡는 한강어촌계 어민은 7개 선단에 74명.
 이들은 1t짜리 소형 자망어선으로 고촌면 신곡리 김포대교 아래에서 전류리 어로한계선까지 14㎞ 구간에서 계절에 따라 숭어와 장어, 참게 등을 잡아 생계를 잇고 있다.

 이 가운데 2월에서 10월이 산란철인 숭어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지점인 한강 하구에서 잡아 올리는 어종 중 단연 으뜸으로 어민들의 주 소득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 들어 어획량이 줄면서 어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어촌계장을 맡고 있는 김환규(59)씨는 “작년을 기준으로 한다면 하루에 200㎏에서 300㎏ 정도는 거뜬히 잡았는데 올해는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150㎏ 정도 밖에 잡지 못할 정도로 숭어 어획량이 줄었다”면서 “올해가 두 달도 채 안 남았지만 이런 상태라면 예년의 평균수입인 4천만~6천만 원의 절반인 3천만 원을 넘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한강 하구의 숭어 어획량 감소에 대해 어민들은 올 여름 북한의 대홍수에 따라 한강으로 유입되는 바닷물의 염도 차이와 기후 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숭어와 장어 등 한강 하구의 대표적 어종 대신 메기와 붕어, 잉어 등의 민물어종 어획량이 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
 어촌계장 김환규 씨는 “배를 타고 나가면 꼭 손으로 물맛을 보는데 건기(짠기)가 없다”면서 “북한 홍수 이후 두 달 동안 팔당댐의 수문을 열어 놔 바닷물인 건기가 한강으로 유입되지 못해 숭어와 장어, 참게 대신 민물어종이 자리를 대신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포시 수산계 최근식 씨는 “숭어 뿐만 아니라 장어 등 기존 한강 하구에서 잡히던 어종의 전체적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한강으로 유입되는 바닷물의 염도 변화와 수온 상승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지만 추측일 뿐 어느 것 때문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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