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의 성공적 개최 1주년을 기념키 위해 추진하고 있는 `2003 포스트월드컵 문화축전'이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기념축구경기가 섭외상 차질이 빚어져 행사 본래 의미가 크게 퇴색될 위기에 놓여 있다는 보도다. 범 민족적 축제로 성공리에 치러진 월드컵대회를 기념하는 첫번째 문화축전을 계획하면서 주최측의 안일한 실책으로 맥 빠진 행사가 개최될 전망이라니 시민의 실망과 예산만 축내는 행정의 난맥상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인천시가 계획한 포스트월드컵 문화축전은 월드컵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4강 진출 신화를 축하하기 위한 시민기념축제로 오는 6월11일부터 15일까지 문학경기장을 비롯해 도호부청사, 종합문화예술회관 등 주변 문화벨트에서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월드컵 16강 성지 인천'이라는 주제로 기념축구대회를 비롯해 세계민속예술제, 특별축하공연, 월드컵 사진전, 시민참여 축제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작 핵심행사로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기념축구대회가 외국 국가대표팀 초청 등의 경기 섭외가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져 사실상 무의미한 행사로 전락할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하니 주최측인 인천시가 추진과정에서 사전 타진 등 국제정보교류에 얼마나 어둡고 무기력했나를 보여주고 있어 한심하다. 시는 당초 월드컵 때 인천에서 경기를 치른 바 있는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 대표팀과의 경기를 추진하려 했으나 이들 국가대표팀 스폰서들이 관중동원 등의 이유를 들어 불가 입장을 고수, 결국 서울 상암구장으로 경기를 빼앗긴 꼴이 되었으니 망신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시가 궁여지책으로 조심스럽게 북한 국가대표팀과의 경기를 추진했던 모양인데 이번엔 우리국가대표팀을 움직일 수 없다는 대한축구협회의 단호한 통보와 함께 요즘 국내·외 정서상 북한팀 초청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통일부의 입장인 데다 북한팀에서는 20억여원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져 경기포기는 물론 어린애 장난처럼 문만 두드리다 이래저래 체면만 구긴 인천시의 정책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시는 어쩔 수 없이 청소년대표팀, 여자국가대표팀, 유소년축구대표팀 등과의 경기를 추진하고 있지만 인천구장에서 월드컵경기를 벌였던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불참은 시민을 실망시키는 맥빠진 문화축전임이 분명해 비판받아 마땅하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듯 보다 치밀한 인천시의 정책추진을 촉구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