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산<미 애리조나주>=연합뉴스)김병현(2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올해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2번째 선발 수능시험에서 합격점을 받아 정규시즌 선발로테이션 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일렉트릭파크에서 열린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

첫 선발등판이었던 지난 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긴장된 탓에 2이닝 3실점에 그쳤던 김병현으로선 부진을 만회하고 미겔 바티스타, 아르만도 레이노소와 경쟁하는 제5선발 진입 가능성을 타진하는 중요한 시험무대였다.

김병현은 이날 4이닝 동안 삼진 2개를 곁들이며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상대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기회를 준 밥 브렌리 감독의 기대에 확실하게 부응했다.

반면 김병현에 이어 차례로 마운드에 오른 바티스타는 2이닝 동안 3안타로 2점(1자책)을 내줬고 레이노소도 ⅔이닝을 홈런 1개 등 5안타 6실점하며 무너져 김병현과의 선발 경쟁에서 한 수 밀리게 됐다.

김병현은 투구내용에서 애리조나 제5선발감으로 손색이 없었고 마무리에서 선발로의 전환에 가장 큰 과제였던 투구수 조절에 성공한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

4회까지 던진 42개의 공 가운데 30개가 스트라이크일 정도로 제구력이 안정돼 있었고 구속도 시속 150㎞를 넘나드는 위력적인 것이었다.

특히 지난해 이닝당 평균 투구수가 16.1개이어서 9회까지 완투한다고 가정할 때 무려 145개의 공을 던져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지만 이날 투구수를 이닝당 평균 10.5개로 크게 줄임으로써 선발기용의 불안감을 말끔히 씻어냈다.

또 이날 1, 2회를 삼자범퇴시킨 김병현은 3회 1사후 훌리오 라미레스에게 3루타를 맞았지만 후속타자를 삼진과 내야땅볼로 처리하고 4회 2사후에도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타자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는 뛰어난 위기 관리능력까지 보여줬다.

무리한 투구폼으로 인한 많은 체력 소모와 주자 견제능력 부족 등 잠수함투수가 갖는 약점을 보완한다면 선발투수로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김병현 투구를 지켜본 브렌리 감독도 "BK(병현)는 오늘 환상적이었다. 그가 (선발 전환에) 굉장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며 피칭에 만족감을 표현했다.

김병현도 경기가 끝난 후 "집중력이 높아졌고 이전보다 마음이 훨씬 편안해졌다"며 선발로의 보직 전환에 적응해 가고 있음을 암시했다.

오는 11일 일본인타자 스즈키 이치로를 앞세운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다시 선발등판하는 김병현이 시험관문을 통과, 제5선발로 최종 낙점될 수 있을 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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