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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펼쳐내는 흑백의 감성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03년 03월 07일 금요일 제0면
하얀색은 텅 빔(空)이요, 검은색은 꽉 참(滿)이다. 백이 잡스러움없이 순수한 시작의 세계라면, 흑은 삼라만상을 다 수용한 완성의 모습이다.

흑과 백은 예컨대 서예에서 절묘한 조화를 부린다. 먹과 한지는 극단의 색채임에도 자석의 음극과 양극처럼 흑과 백으로 상호 끌어안는다. 거리 만큼 그 만남이 주는 어울림은 뚜렷하다.

서울 인사동 갤러리상은 흑백의 감성으로 기획전을 연다. 8일부터 27일까지 계속되는 '흑백의 모놀로그'전. 김일용, 박성태, 박영근, 황혜선, 정인엽, 이정임, 홍장오, 윤종석씨가 출품한다.

이번 전시는 흑과 백의 세계를 다루지만 소재 자체에 머물지 않으려 한다. 수묵과 소묘, 사진을 제외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전시작은 서양화, 조소, 설치 등 흑백과 다소 거리가 있을 것 같은 장르로 구성된다.

주최측은 작품 표면의 색채보다 총체적으로 느껴지는 감성에 주목하고자 한다고 기획취지를 설명한다. 다양한 재료와 뉘앙스임에도 흑백 이미지에서 떠올려지는 정신성을 말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는 관객에게 독백의 울림으로 다가갈 것이다.

박성태는 인체를 종이와 철로 조합시킨 설치작 '무제'를 내놓는다. 그는 삶과 죽음을 흑백의 사고로 풀어낸다. 박영근은 흑백의 유화작품으로 시간의 영원성을 사색하게 한다. 강렬한 흑과 백의 감각적 대비는 긴 여운을 남기며 사색의 공간으로 관람객을 이끈다.

윤종석은 흰 캔버스나 검은 캔버스에 흰 점을 찍어 수묵화적 사군자의 아름다움을 아크릴 작품으로 연출한다. 정인엽은 거울, 아기인형, 나비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설치작을 내놓는다. 이밖에 김일영은 '껍질 벗기기' 등의 조각품을, 이정임은 무성영화시대의 흑백사진을 연상케 하는 회화 '옛날 옛적에' 등의 회화를 출품한다. ☎ 730-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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