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극심한 침체로 불황을 겪고 있는 극장가에 리바이벌 붐이 일고 있다.

 눈에 띄는 신작이 별로 없는 불황기의 극장가가 과거에 이미 개봉했던 영화의 간판을 다시 내거는 `추억 마케팅'으로 활로를 찾고 있는 것.
 지난달 23일부터 서울 시내 마지막 단관극장인 드림시네마의 마지막 상영작으로 20년 만에 다시 선보인 `더티 댄싱'은 지난달 29일부터는 CGV압구정에서도 재상영되고 있다.

 1988년 개봉될 당시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을 열정적인 춤으로 표현해 내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더티 댄싱'은 중년 관객에게는 아스라한 추억을 되새기게 하고 젊은 관객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CGV는 설명했다.

  입장료가 20년 전 개봉 당시와 같은 3천500원으로 여느 신작영화의 반 값밖에 안된다는 것도 관객의 구미를 끌어당기는 요인이다.

 올해 6월 말 개봉해 전국 740만 관객을 동원하며 외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할리우드 로봇액션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도 10월 11일부터 한 달여간 전국 CGV 주요관에서 IMAX DMR(Digital Remastering) 버전으로 재개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첫 개봉 당시 `트랜스포머'를 관람하지 못했던 관객은 물론 이미 본 관객도 더욱 진보된 기술력으로 영화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였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CGV는 또 여름 성수기인 7월 25일 개봉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따뚜이'를 11월 1~14일 전국 10개 관에서 재개봉해 재미를 봤으며, `SF 영화의 전설'로 일컬어지는 1993년작 `블레이드 러너'도 7일 CGV압구정에서 재상영할 계획을 세우는 등 다양한 리바이벌을 기획하고 있다.

 영화 전문가들은 유통업계 등에서 즐겨쓰는 마케팅 기법인 `추억 마케팅'을 극장가가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은 관객의 눈길을 끌 만한 신작이 없는 시기에 극장을 놀려두기보다는 과거 반응이 좋았던 영화를 저렴한 가격에 재상영하는 것이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CGV 관계자는 “볼 만한 신작이 많으면 굳이 철 지난 영화를 재개봉할 이유가 없겠지만 요즘처럼 볼 만한 신작이 별로 없는 불황기에는 어쭙잖은 신작을 상영하는 것보다 반응이 좋았던 기개봉 영화를 재개봉하는 것이 오히려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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