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크리스마스를 설레게 했던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사라진 아쉬움을 달래줄 판타지 영화, `황금 나침반(The Golden Compass)'이 오는 18일 개봉한다.

 판타지 영화의 으뜸으로 꼽히는 `반지의 제왕'이 중세유럽 스타일이라면 `황금 나침반'은 18세기 절대왕정 시대의 영국이나 프랑스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하지만 사라지는 친구들을 찾으려고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소녀의 모험담은 절대반지를 파괴하기 위해 길을 떠나는 반지원정대와 꼭 닮아 있다.

 `황금 나침반'은 `반지의 제왕'을 제작한 뉴라인시네마가 2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투입해 야심차게 준비한 것으로, 원작은 1995년 출간된 소설 `그의 검은 물질'(His Dark Materials)의 3부작 중 첫 편이다.

 원작소설은 꽤 음울하고 심오한 내용이지만 영화는 소설의 무게감을 덜어내 훨씬 가볍고 유쾌하게 그려졌다. 다만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새로운 세계의 자연의 법칙과 질서, 문화, 인종을 파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야 하지만.
 영화는 절대권력을 손에 넣으려는 천상과 지상의 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녀의 성장담이다.

 

   
 
열두 살 소녀 리라(다쿠아 블루 리처드)에게는 학자이자 탐험가인 삼촌 아스리엘(다니엘 크레이그)이 있다. 아스리엘은 탐험 도중 다른 세계로 이동할 수 있는 미지의 물질 `더스트'를 발견하고 동료들에게 신세계를 찾아볼 것을 제안하지만 하나같이 거절당한다.

 이 와중에 리라는 우연히 황금 나침반을 얻게 된다. 황금 나침반은 `살아 있는 모든 존재를 멸망으로 이끌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언의 중심에 있는 것으로, 천상과 지상은 황금 나침반으로 절대권력을 차지하려는 전쟁을 벌이게 되고 세계는 혼돈에 휩싸인다.

 아무것도 모른 채 콜터(니콜 키드먼)부인과 함께 노스폴로 떠난 리라는 사실 콜터 부인이 황금 나침반을 빼앗기 위해 자신에게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고 탈출을 감행한다.

 귀족적인 우아함과 근대적 풍물을 결합한 듯한 영화의 배경은 그 자체로 볼 만한 눈요깃감이다. 런던을 닮은 매지스테리움의 본부, 1900년대 초의 제펠린 비행선을 닮은 탈것 등이 차례로 눈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거대한 북극곰 아이스 베어의 싸움은 장관을 이루고, 눈 덮인 극지대의 아름다움도 볼거리다.

 특히 동물의 형태를 띄고 있는 인간의 수호정령 `데몬'은 `황금 나침반'의 무한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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