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생애 최고의 순간은 언제인가. `우리 인생'과 `최고'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2004년 8월 29일 그리스 아테네 헬레니코 인도어 아레나올림픽 여자 핸드볼 결승전. 세계 최강 덴마크 팀과 우리 올림픽 여자 핸드볼 팀과의 결승전이 벌어졌다. 19번의 동점, 2번의 연장전 그리고 승부던지기,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명승부 명장면이다.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임순례 감독이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여자 핸드볼 팀을 소재로 7년 만에 작품을 내놨다.

 인기 스포츠 종목이 아닌 데다 금메달이 아닌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여자 핸드볼이라는 소재가 투자자들에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해 제작시작 3년 만에 마침내 빛을 보게 됐다는 후일담도 들린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올림픽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의 아줌마 3인방이다.

 세계적인 선수로 평가받으며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까지 땄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남편의 빚 독촉에 시달리는 미숙(문소리), 국가대표팀 감독대행으로 임명됐으나 이혼녀라는 이유로 경질된 혜경(김정은), 남들은 은퇴할 서른네 살에 처음 태극마크를 단 설렁탕집 안주인 정란(김지영).
 영화 속 여자 핸드볼팀은 이렇게 아줌마들이 주축이 된 팀이다. 그러나 유럽파 신임 국가대표 감독 승필(엄태웅)은 “세대교체가 이렇게 안 되니 우리 전력이 다 노출되는 거 아니겠느냐”고 이들을 무시하며 갈등을 빚는다.

 

   
 
내부에서조차 `과연 되겠느냐'는 자조가 나왔지만 이들은 온갖 갈등과 역경을 헤쳐내고 마침내 세계 제패의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 아테네로 향한다.

 스포츠를 소재로 삼았지만 승부보다는 선수 개개인이 가진 인생의 위기와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눈길을 끈다. 생활고부터 불임, 선·후배 사이의 갈등, 이혼까지 인생의 위기에 봉착한 그들이지만 인간적 고뇌와 고난을 뛰어넘는 눈물겨운 노력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전작들을 통해 특유의 휴머니즘을 선보인 임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이러한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

 연달아 공개된 시사회에서 `우생순'은 우리네 인생사를 적절히 버무린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10일 개봉.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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