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복록(대통합민주신당·비례)경기도의원

 교육인적자원부가 2003년부터 시작한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이 지난해 완료되었다.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으로 지난해까지 시·도교육청 산하 전체 초·중등학교 도서관의 65%에 도서관이 설치 또는 리모델링(국립학교 45개교는 모두)되어 대부분의 학교에 이용하기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의 학교도서관이 설치되었다.

 또한 학교도서관의 자료도 지속적으로 늘어나 2002년 학생 1인당 장서수 5.5권에서 현재는 10.5권에 이르렀다.

 이러한 적극적인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 결과, 학생들의 도서관 이용습관 함양,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의 연계 운영, 학교도서관을 활용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학교도서관이 학교 교육 내실화에 크게 기여해 오고 있다.

 이렇듯 '학교 도서관 활성화 사업'으로 지난 5년 동안 학교 도서관은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이곳을 관리하는 인력만큼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경기도내에 학교 도서관이 설치되어 있는 학교는 2007년 10월 말 기준으로 1천859개교에 이르지만 그 중 사서교사를 확보하고 있는 학교는 초등학교 29개, 중학교 25개, 고등학교 20개교로 총 74개교뿐이다. 나머지 1천20곳은 비정규직 사서가 배치되어 있고, 그 외 765곳은 아예 사서교사 없이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비정규직 도서관 사서가 있는 학교는 비정규직 사서가 매년 겨울방학기간에 일자리를 옮겨 다니는 일이 반복되기 때문에 1년 주기로 사서가 교체되어 비전문 사서가 임시로 고용 되는 등 도서관 운영이 체계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또한 사서교사가 없는 학교는 수업이 없는 담임교사가 도서관을 지키고 있거나, 학부모 자원봉사자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교사의 경우 학급일과 도서관 업무를 함께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열람실 이용이 제한되는 등 도서관이 제대로 운영될 수 없으며 자원봉사자의 경우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효율적인 도서관 운영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 같은 현실은 학교 도서관 장서확보와 독서환경 인프라 구축에는 많은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인력확보에는 소홀했기 때문이다.

 보건실에는 보건교사가 있고, 급식소에는 영양교사가 있어야 하듯이 학교도서관에는 사서교사가 있어야 한다.

 보건교사와 영양교사가 학생들의 육체적 건강과 위생을 전문적으로 관리해 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처럼 사서교사는 학생들이 도서관을 통해 건전한 가치관을 정립하고, 필요한 교양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학생들의 정신적 건강을 돌보는 일이 육체적 건강을 돌보는 일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인식한다면 도서관의 운영과 관리를 전담할 전문성을 갖춘 사서교사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제아무리 도서관에 수천만 원대의 기자재를 들여다 놓고 수천 권의 책을 구입한다 해도 그것을 효율적으로 조직하고 운영할 사서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학교도서관이 지식정보화 시대의 중요한 교육 기반시설로서의 제 역할을 해내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인력이 대폭 확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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