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로망스'에서 여교사와 사랑에 빠지는 고등학생 `관우'으로 등장해 뭇 여성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탤런트 김재원. 그는 현재 SBS 주말드라마 `라이벌'에 출연 중이다.
 
그가 맡은 배역은 폭력 조직의 말단 행동대원.
 
관우의 청순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머리를 샛노랗게 염색하고, 껄렁껄렁한 말투를 쓰는가 하면 갖가지 액션 연기를 펼치는 등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변신을 꾀했다.
 
그러던 그가 지난 주부터는 갑자기 머리 색깔을 검은 색으로 바꿔버렸다. 극중 4년의 세월이 흘렀다는 게 이유지만 실상 내막은 좀 다른 것 같다.
 
오는 28일부터 방송될 MBC 월화드라마 `내사랑 팥쥐'에서 재벌후계자 `승준' 역에 또다시 주인공으로 발탁됐기 때문. `깡패'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갈 수 없어 불가피하게 머리 염색을 바꾸게 된 것이다.
 
SBS `라이벌'은 오는 10월 초까지 방송 예정이어서 김재원은 한동안 주말에는 `깡패'로, 주중에는 `재벌 2세'로 신분상승과 하락을 반복해야 할 처지다.
 
여러 드라마를 오가느라 눈썹을 휘날리고 있는 탤런트들은 사실 김재원 뿐만 아니다. 오히려 스타급 연기자보다는 조연급이, 그리고 중견 연기자들이 더 잦다.
 
SBS `라이벌'에서 김재원과 단짝 콤비로 출연 중인 윤기원과 조폭두목 역의 최준용은 오는 28일 첫 방송되는 SBS 수목드라마 `정'에서 각각 주인공 유준상과 김석훈의 친구로 일찌감치 낙점됐다.
 
KBS 2TV 일일드라마 `결혼합시다'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다른 드라마에 나온 등장 인물들의 집합소 같은 착각마저 든다. 배우들이 식상하다보니 방송 시작 단계서부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주인공 임지은은 MBC 아침극 `황금마차'에 출연 중이며, 임지은의 동생으로 나오는 홍수현 역시 SBS 아침드라마 `엄마의 노래'에, 이아현은 SBS 수목드라마 `순수의 시대'에 겹치기 출연하는 등 이 드라마의 주연급 모두 `두 탕'씩 뛰고 있는 것.
 
연기자로 변신한 가수들도 예외가 아니다. 드라마 출연하랴, 무대 위에서 노래하랴 정신이 없다. KBS 2TV `이색극장'에서 말괄량이 여고생으로 나오는 가수 자두.
 
새 앨범을 내면서 성숙한 이미지를 주기위해 머리 퍼머를 한 그녀는 여고생 연기를 위해 매번 퍼머를 풀었다 다시 하기가 번거롭다며 “날라리 고등학생이니까 여름방학을 맞아 퍼머를 했다고 설정을 바꿔야 될 것 같아요”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겹치기 출연은 드라마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할 뿐만 아니라 리얼리티를 떨어뜨린다. 결국 시청자들에게 외면받아 스타들의 생명력까지 단축시킨다는 사실을 연기자나 방송국은 알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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