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갑용교수
 인천대 이갑영 교수 에세이집, `자본주의에 유죄를 선고한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요즘 세상은 “저항은 고사하고 그 비슷한 것도 찾을 수 없는 시대다. 고로 우리는 지금 비판이 없는, 창조·창의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시간을 살아가는 중이다.”
 인천대 경제학과 이갑영(53)교수의 에세이집, `자본주의에 유죄를 선고한다(박종철 출판, 1만 원)'가 출간됐다. 책은 이 교수가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신문지면을 통해 기고했던 60여 편의 반자본주의 칼럼을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7년간의 산물들을 내놓는 감회가 새로울 터. 저자는 칼럼의 시작을 “맑스(마르크스)주의를 대중과 공유 또는 소통하고자 시작했다”고 소회했다. 하지만 당시 신문지면에 그의 칼럼이 실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해당 신문사로 항의전화가 쇄도했다. 덕분에 논조가 강한 칼럼은 몇 해가 지난 뒤 빛을 보기도 했다고.
 책은 “자본주의 질서가 양극화문제, 실업문제, 경제위기 등 사회적인 문제를 강제한다는 것을 맑스주의적 성격에서 전달하려고 했다”는 그의 설명대로 IMF사태로부터 파상된 한국 사회의 여러 변화와 그 시기의 주요 사건을 다루고 있다.

 특히 그는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조기퇴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기업의 부당한 차별, 정규직 노동자들의 무관심에 주목하는 한편, 반전투쟁과 국제주의, 사오정의 땅이 된 한국, 공교육의 붕괴 등 다양한 사회현안까지 논조 속에 녹여냈다.

▲ 자본주의 유죄
 `비판이 사라진 사회는 죽은 사회다'라는 신념처럼 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비판하는 작업에 능통한 그이지만 사회에 무관심한 요즘 학생들에게 `맑스 경제학'을 가르치는 일은 어려운 일 중 하나다. 덕분에 강의도 신문이나 연속극의 소재에서 발견하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이면을 맑스주의로 풀어주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그래도 종강 시 빼먹지 않는 말, “우리는 두려워서 현실에 맞서지 못하더라도 지금 이 시간에도 현실과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또 이들로 인해 역사가 바뀐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가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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