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소재로 한 신파는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가장 좋은 소재. 설 연휴를 앞둔 5일, 불치병에 걸린 딸을 살리기 위해 낳아준 아버지와 길러준 아버지가 전하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 `마지막 선물…귀휴'가 개봉한다.

 `비천무'와 `무영검' 두 편의 무협액션영화를 선보였던 김영준 감독이 연출을 맡고, 그간 영화를 통해 코믹한 이미지를 구축(?)했던 신현준과 선 굵은 연기를 펼쳐보였던 허준호가 주연을 맡았다.

 조직폭력단 일원이었던 태주(신현준)는 조직의 명령에 의해 살인을 저지르고 무기수가 된다. 복역 중이던 그에게 오랜 친구이자 형사인 영우(허준호)가 찾아와 희귀병에 걸린 자신의 딸 세희(조수민)에게 간이식을 해 달라고 요청한다.

 간이식 수술을 이유로 10일간의 귀휴를 받은 태주는 약속과는 달리 탈주에만 온 정신을 집중한다. 하지만 우연찮게 세희가 자신의 친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제는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부정(父情)으로 건강한 간을 이식해 주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 이어진다.

 `기른 정'을 내세우며 아버지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영우와 이제 막 부성애에 눈 뜬 태주의 티격태격도 잠시, 예견치 못한 일로 세희의 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막막해진 영우 대신 태주는 과거 자신에게 살인명령을 내렸던 조직의 보스를 찾아간다.

 `마지막 선물'은 시작은 비장하고, 중반은 웃기고, 마지막을 슬프지만 따듯한 영화다. 특히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휴먼드라마에 차가운 느와르와 애틋한 멜로가 가미됐다는 점에서 다른 신파극과 차별점을 지닌다.

 여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절제된 모습으로 영화를 끌고 가는 허준호, 잔혹한 무기수와 자신의 딸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려는 아버지의 눈물까지 다양한 모습을 담은 신현준의 연기는 어디 하나 어색함이 없다.

 김영준 감독은 지난 1월 25일 있었던 언론시사회에서 “사람들이 자칫 잊을 수 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 추억, 기억 등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출했다”며 “다른 것 없이 머리 쓰지 않고 가슴으로 연출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5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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