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동계훈련을 마치고 오는 15일 시범경기를 여는 2003년 프로야구가 사령탑을 교체한 4개 구단을 중심으로 새 바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사령탑을 교체한 구단은 한화를 비롯해 SK, LG 등 3개 구단이고 롯데는 시즌 도중 새 감독을 영입했지만 성적이 최악인 상황에서 사실상 올시즌을 대비한 사전 포석이었다.

이들 중 처음으로 `감독'이라는 직책을 맡은 사령탑은 한화의 유승안(47) 감독과 SK의 조범현(43) 감독으로 현대의 김재박(49), 기아의 김성한(45) 감독과 함께 `40대 기수론'에 동참했다.

프로야구 원년멤버로 MBC와 해태, 빙그레에서 포수로 활약했던 유 감독은 91년 은퇴 뒤 해설가로 잠시 활동하다 빙그레의 수석코치에 이어 일본과 미국 프로야구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으며 감독을 준비해 왔다.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꿰뚫은 분석력이 뛰어나고 포용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유 감독은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국내에서 훈련캠프를 차려 스파르타식 강훈련으로 선수들을 조련시켰다.

프로야구 원년우승팀인 OB의 멤버이자 포수 출신인 조범현 감독도 아직 신생팀의 면모를 벗지 못한 SK의 도약을 꿈꾸며 사령탑을 맡았다.

조 감독은 쌍방울 코치 당시 무명의 박경완을 현역 최고의 포수로 키워냈고 삼성에서는 진갑용(삼성)의 기량을 빠르게 향상시키는 등 선수 조련에 탁월한 실력을 자랑한다.

특히 SK에서는 자신의 애제자인 박경완과 다시 호흡을 맞추게 돼 팀 분위기 쇄신으로 우승까지 넘본다는 각오를 다졌다.

유 감독과 조 감독이 처음 지휘봉을 잡았다면 LG의 이광환(55), 롯데의 백인천(61) 감독은 이미 지도력을 검증받은 `명장의 반열'에 오른 베테랑들이다.

`신바람 야구' 또는 `자율야구'를 표방하며 92년부터 96년까지 LG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 감독은 지난 해 한국시리즈 준우승 후 김성근 감독의 전격 경질에 따른 후유증을 겪었던 팀을 추슬러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또한 올 시즌에도 특별한 전력 플러스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이 감독이 7년만의 복귀 무대에서 어떠한 지략을 펼칠 지도 관심사다.

스타플레이어 출신 백인천 감독의 임무도 그리 가볍지 않다.

2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롯데의 부활을 노리는 백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전지훈련에서 패배주의에 빠져 있던 선수들의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는 데 주력했다.
"이번 동계훈련을 통해 선수들은 이제야 야구가 무엇인지 알 게 됐을 것"이라고 자평한 백 감독은 "올 시즌 롯데의 부활을 지켜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해 우승팀 삼성, 전력을 대폭 보강한 기아와 현대의 3강체제가 전망되는 올 시즌 프로야구 판도에서 사령탑을 교체한 팀들의 도전이 얼마나 거셀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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