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미녀스타 3명을 내세운 「버추얼 웨폰」이 20일 선을 보인다.

린(수치ㆍ舒淇)과 수(자오웨이ㆍ趙薇)는 `컴퓨터 에인절'로 불리는 자매. 언니는 무술솜씨가 빼어나고 동생은 컴퓨터 해킹실력이 발군이다. 아버지가 인공위성을 이용해 전세계 구석구석을 감시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 `월드 파노라마'를 개발한뒤 이권을 노린 집단에게 살해당하자 복수를 맹세하고 프로페셔널 킬러로 나선다.

컴퓨터업계의 거물 초우 형제가 경영하는 회사의 네트워크가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린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난 초우 루이는 감사의 뜻을 표시하기 위해 린을 회사에 초대하지만 린은 갑자기 킬러로 돌변해 살인가스를 내뿜고 유유히 건물을 빠져나간다.

이 사건의 수사를 맡게 된 여형사는 첨단 과학수사 지식과 무술실력을 함께 갖춘 홍(모원웨이ㆍ莫文尉). 그는 감시 카메라에 잡힌 린의 모습을 보고 첫눈에 만만치 않은 상대임을 직감한다.

「키스 오브 드래곤」과 「더 원」 등을 연출했던 웬콰이(元奎) 감독은 무술감독 출신답게 세 여배우의 미끈한 동체와 사지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아크로바티크한 액션장면을 만들어냈다.

「툼레이더」의 안젤리나 졸리나 「스파이더맨」의 토비 맥과이어처럼 줄에 마달려 초고층 빌딩 안팎을 날아다니는가 하면 핫팬츠 차림으로 시원스런 발차기도 보여준다. 비록 리롄제(李連傑)나 청룽(成龍)의 사실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동작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눈요깃거리로는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자매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대목이라든가 적에서 동지로 돌변하는 킬러와 형사의 관계는 억지스러움을 피하지 못한다. 비장한 분위기와 미녀들의 경쾌한 무술동작도 왠지 톱니가 맞지 않는 느낌.

동남아의 `한류(韓流) 키드'들을 의식해 끼워넣은 것으로 생각되는 얀 역의 송승헌은 애매한 설정과 밋밋한 연기로 영화의 본류에 한번도 진입하지 못한다. 린의 회상장면 등에 몇 차례 등장하며 준수한 얼굴을 과시한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 듯하다.

콜럼비아 트라이스타가 제작과 배급을 맡아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중국,대만, 미국 등에서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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