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양민 경기도 의원

밤 늦게 귀가하는 여성들을 위한 ‘여성운전자 콜 택시 서비스’가 9월부터 서울시내에 도입되었다.
‘여성 전용 콜 제도’는 일본의 경우 심야시간대에 여성 운전사가 배치된 택시를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영국에서도 여성 전용의 택시가 여성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사실 심야에 귀가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저항력이 약한 여성이 범죄의 주요 타깃이 되는 데다 밤 늦은 시간대에 인적이 드문 주택가 등의 장소에서는 각종 범죄들이 손쉽게 저질러지고 또한 검거될 확률도 낮아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는 여성 치안 위험국
 
일하는 여성이 급증하면서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54.8%에 달하고 있으나 밤 늦은 시각 여성을 보호하는 치안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가깝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30개 회원국 중에서도 ‘여성 치안 위험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OECD 보건지표(2007)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타살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7명으로 미국(2.7명), 아이슬란드(2.2명)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작년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집 근처 밤길을 혼자 걷기 무서운 지역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20대 여성 56.6%가 “그렇다”라고 답변, 많은 여성들이 밤길을 다니는 것으로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운전자 콜택시 서비스 제도는 탑승하는 여성들의 안전을 근본적으로 보장할 수 있기 때문에 택시 범죄로부터 여성들을 보호하는 데에는 최적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귀갓길이 범죄에 취약하다고 판단하는 여성들의 이용이 잦을 것이고, 이에 따라 자연히 범죄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다.
지난해 중앙일보 조사에 따르면 여성전용 콜택시 제도 도입에 대해 국민 10명 중 7명이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서도 우선 여성 전용 콜택시 사업에 대한 예상 수요와 기대효과 등부터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여성들이 얼마나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지, 또 이를 통해 여성들의 안전을 얼마나 개선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근거가 필요하다.
또한 제도를 먼저 도입한 서울시의 경우를 보면 여성 기사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다. 서울시내에서 활동 중인 총 800여 명의 여성 운전자 중 130여 명만 담당 기사로 확보되어 있어 현재의 기사 확보 수준으로는 여성들의 택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한다.

          본받을 영국의 ‘핑크레이디’  
 
외국의 사례를 보면, 영국의 경우 ‘핑크레이디’라는 브랜드로 여성 전문 택시회사가 설립되어 있는데, 영국과 같이 맞춤형 민간 택시회사가 생겨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지원책을 강구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아닐까 한다.
또한 ‘핑크레이디’의 택시기사들은 은행원, 건축가, 간호사 등이 부업으로 하고 있는데, 근무시간이 비교적 자유로운 여성 운전자를 파트타임 운전기사로 확보한다면 여성 콜택시 제도 추진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경기도에서도 적절한 운영방법과 비용 등을 적극 검토해 여성 전용 콜택시가 하루 속히 도입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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