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감각 갖춘 스타일리스트 키워낼 것"(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내가 힘들었던 것이 후배들한테 그대로 반복되는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었어요."국내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서은영(39)씨가  스타일리스트교육기관 '아장 드 베티'를 만들었다.

 철저한 현장교육 위주의 시스템으로 '문화적감각'을 갖춘 스타일리스트를 키워 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젊었을 땐 나 혼자 돈도 잘 버니까 여행다니면서 여유롭게 사는 게 좋았어요.후배들에 대한 책임감이나 의무감도 없었고. 그런데 나이가 드니까 달라지더라고요.인류에 이바지하지는 못하더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이 일이 대를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서씨는 프리랜서로 일하는 스타일리스트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제대로 된교육을 하는 곳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일부 교육기관이 상업적인 이윤에만  치중하는 현실에 혀를 내둘렀다.

"스타일에는 그 나라의 시대적 정치적 배경이 들어가고 문화적  코드가  담기는것이거든요. 스타일을 단순히 옷만 가지고 얘기하려다 보니, 남의 나라  옷만  보고받아들여 어색한 문화가 되고 그저 사치 풍조로만 보이잖아요"스타일리스트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서씨는 무작정 유학부터 가려는 이들을 말린다.

 그는 "운이 좋아서 유학을 하긴했지만 필요성은 못 느낀다"며 "스스로가 열려 있지 않으면 어차피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배울 수도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문화적 가치관이 다른 것도 걸림돌이다.

 "외국에서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배 깔고 누워 그림 그리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런문화적 감각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씨가 추구하는 교육은 '모든 감각을 깨우는 일'이다.

"하드 트레이닝이예요. 견뎌내는 사람도 많지 않고. 하지만 이  일은  인내심이필요한 일이기도 하거든요."일본의 패션전문학교 도쿄모드와 뉴욕 FIT(Fashion Institute of Tachnology)에서 공부한 서씨는 1990년대 초 국내 패션 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다  2000년에는패션 전문지 '하퍼스 바자'의 기자로 활동했다.

2003년 프리랜서로 독립한 그는 유명 연예인의 스타일리스트는 물론, 영화 포스터와 영화의상, 패션잡지 화보촬영과 외주제작 등으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 와중에 '큰 일'을 또 하나 벌인 이유는 무엇일까."이 분야의 롤 모델이 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다양하고 전문적인 직종을  개발해 후배들을 키워내는 일이 우리 문화에서 다양성이라는 경쟁력을 만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