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유럽의 황금시장인 파리 노선의 주도권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인천-파리 노선의 취항일을 31일로 정하고 월·수·금요일에 한 차례씩 왕복 운항하기로 했다.

 특히 대한항공이 매일 1편씩 왕복 운항하는 데다 30여 년간 파리 노선을 독점해 왔다는 점을 감안해 아시아나항공은 학생과 여행객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대한항공보다 왕복 항공료를 30여만 원 싸게 책정했다.

 현재 대한항공의 파리 노선 왕복항공권은 유류할증료와 세금을 제외하고 3개월 체류를 기준으로 168만 원대지만 아시아나항공은 137만 원대에 내놓아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특히 1년 체류 왕복항공권의 경우 대한항공이 250여만 원대인 데 반해 아시아나항공은 210만 원대라 40여만 원 차이가 날 정도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파리 노선 고객을 자사로 끌어들이기 위해 신규 취항 시 탑승한 고객 전원에게 경품을 제공하고 무료 항공권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파리 노선 띄우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이 파리 노선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기존의 취항지인 런던과 프랑크푸르트를 활용해 다양한 유럽 연계 노선망을 구성할 경우 노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각종 특가 이벤트와 더불어 루브르박물관에 한국어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국위 선양에 노력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파리 노선을 지키려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파리 노선의 마일리지를 각각 5천639점과 5천626점으로 책정해 양대 항공사의 경쟁으로 인한 고객의 마일리지 이득은 거의 없을 것을 보인다.

 인천-파리 노선은 1975년 대한항공이 첫 취항해 에어프랑스와 독점 운항을 해왔지만 지난해 1월 한국과 프랑스의 항공회담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취항이 가능해졌다.

 지난해 파리 노선의 이용객은 40여만 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파리 노선을 독점해온 대한항공과 맞붙기 위해서는 우선 가격 경쟁력과 서비스 면에서 우위를 보여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면서 “향후 추가 운항 편수 확보를 통해 기반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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