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식도의원

 지난 한 해 결혼한 8쌍 중 1쌍이, 농촌의 경우 3쌍 중 1쌍이 국제결혼을 하고 있는 추세다. 시대가 변하고 문화가 다양해지고 점차 국제화되면서 외국인과의 결혼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인과 외국인의 결혼, 국제결혼에 대한 선입관과 결혼양태가 달라지면서 국제결혼은 또 하나의 결혼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경기도도 국제결혼 가정이 늘어나면서 국제결혼에 대한 다양한 지원사업과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에서 경기도내의 시·군을 비롯한 많은 지자체들이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는 사업은 농촌총각의 국제결혼비용 지원이다.
2006년 국제결혼 추이도를 보면 경기도가 1천374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충남이 765명, 전남이 714명, 경북이 678명, 경남이 547명 순으로 농촌 총각 국제결혼이 10년 사이에 3만 명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농촌 총각들의 결혼을 장려해 인구증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기존의 이주 여성들의 고충 해결과 정착 역시 중요한 과제다.

경기도에서는 이주 여성을 상대로 각 마을을 방문해 한글을 가르치는 ‘찾아가는 한글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지역숙지를 위한 교육과 문화 교육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이민자 가족들의 필요와 욕구를 채우기에 부족한 것이 많다. 따라서 관심을 갖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문화적 차이로 어려움을 겪는 그들이 또 다른 차별과 소외를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일회성 행사, 전시성 행사가 아니다. 이들이 가족 내에서 충분히 자리를 잡고 소통할 수 있도록 남편, 시어머니와 함께 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농림부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촌으로 시집오는 외국인 여성들 상당수가 언어나 문화 차이로 정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생활에 도움을 주는 이웃이 없고, 자녀 교육에 있어 언어가 장애가 되며, 한국어가 미숙해 교사들과의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대답이 72.2%를 차지했을 정도다.

또 9%의 응답자는 신체적 학대와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TV등 언론을 통해 듣고 안타까워했던 열아홉 살 베트남 신부의 이야기를 기억할 것이다.

27세 연상의 남편을 결혼 중개업체 소개로 만나 코리안 드림을 안고 입국했지만 한국에서의 생활은 생각했던 장밋빛 결혼생활이 아니었다.

하루 벌어 하루 먹을 정도의 경제적 여건에 바깥출입을 금지당하고 한국어도 배우지 못하게 해 남편에게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하자 무자비한 폭행을 당해 갈비뼈 가운데 18개가 부러져 목숨을 잃었다.

이것은 비단 열아홉 살 베트남 신부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이주여성이 가족과 사회에서 약자의 위치에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경기도가 나서야 한다.

도시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농촌 지역 미혼남성의 결혼여건과 우리사회가 저출산·고령화 시대로 접어듦에 따라 농촌지역 미혼 남성에게 국제결혼이 하나의 선택적 방법이 된 현실에서, 앞으로 이들 국제결혼가정의 안정적 농촌 정착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교육 및 시책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야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