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보육시설 이용 아동의 70%가 넘게 다니는 민간 보육시설의 서비스 수준은 국공립시설보다 더 낮다.

그래서 부모들이 주변에 보육시설이 있지만 멀리 있는 국공립 보육시설을 찾는 것은 우리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을 찾기 위해서이다.

    끊이질 않는 어린이집 관련 사고

어린이집의 급식폐해 사례, 차량방치 아동 사망 사건 등 어린이집 관련 사고는 지금도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이에 아동들의 건강과 청결, 영양관리, 안전관리, 프로그램 등 보육시설 서비스를 일정 수준의 기준을 마련해 이를 갖춘 보육시설들에 대해 정부가 좋은 보육시설을 인증해 주는 「보육시설 평가인증 제도」를 도입했다.

미국은 1986년부터, 호주도 1993년도부터 보육시설평가인증 제도를 시행, 보육서비스 질을 개선해 부모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여성부는 지난 2005년 보육시설 평가인증 제도를 시범운영하고 나서 2006년부터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이 제도는 시설들이 지속적으로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자극이 되는 한편, 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좋은 보육시설 선택의 객관적인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평가 과정이 복잡하다. 참여 신청에서 자체점검, 현장관찰, 인증심의 등의 단계를 거치면 거의 아홉 달에서 열 달이 걸린다.
복잡한 평가 과정을 통과하기 위해 어린이집 교사들은 평가인증 준비로 야근을 하면서 야근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강원도에서 보육교사 539명을 대상으로 평가인증제도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도입에 반대한다는 교사들의 응답은 40.9%였으며 찬성을 해도 인센티브를 원한다는 응답이 25.8%, 찬성하나 시기상조란 응답이 22.3%로 나왔다.

이러한 교사들의 낮은 호응도를 감안하고 평가인증을 준비해야 하는 시설원장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교사를 구하기 어려운 민간 보육시설장들은 평가인증 준비로 교사가 빠져나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아직은 평가인증제도는 시작단계로 정착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보육시설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임에는 확실하다.

실제로 평가인증제도를 통과한 보육시설의 경우 힘들었지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시설과 보육 질에 대해 부모들이 먼저 알아보고 만족하며 보육시설 종사자들도 부족한 부분이 많았음을 인정하고 항상 노력하게 된다고 한다.

현재 전체 어린이집의 30%에 이르는 8천여 곳이 평가인증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미 2천 곳은 평가인증을 통과해 정부로부터 부모들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좋은 보육시설’이라는 인증을 받았다.

    보육시설 스스로의 변화 필요

정부의 지원도 이루어지고 있고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보육시설 스스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다니는 보육시설이 좀 더 좋은 환경과 좋은 프로그램으로 운영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항상 갖고 있다.

평가인증제도가 보육시설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지는 않겠지만 저렴한 보육비용으로 질 좋은 서비스를 희망하는 부모들의 마음과 조금씩 가까워질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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