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가 시즌 첫 완투승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4연승을 달리며 시즌 8승에 성공했다.
 
박찬호는 8일(한국시간) 미국 세인트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동안 홈런 1개를 맞았지만 7안타 2실점으로 역투해 팀의 11-2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박찬호는 지난달 24일 뉴욕 양키스전부터 4경기를 내리 이기는 파죽지세를 이어가며 시즌 8승6패를 기록했고 방어율도 6.29에서 6.00으로 낮췄다.
 
박찬호가 4연승한 것은 LA 다저스 시절이던 지난 2000년 9월 이후 2년만이다.
 
박찬호는 또 삼진 6개를 추가하면서 시즌 101개의 탈삼진을 기록, 7년 연속 100 탈삼진 고지도 넘어섰고 통산 1천200 탈삼진에는 단 한개를 남겨뒀다.
 
앞으로 4경기정도 더 등판할 예정인 박찬호는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6년연속 10승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는 8회까지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는 특급 피칭을 선보여 시즌 첫 완투승도 가시권에 뒀지만 9회 1사후 갑자기 제구력이 흔들리며 4연속 볼넷으로 추가 실점하면서 강판돼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8회까지만 놓고 본다면 박찬호는 부진했던 올 시즌 초반은 물론이고 다저스 시절에 지적됐던 약점까지도 보완하며 어느 때보다 돋보이는 피칭을 했다.
 
고질적인 제구력 불안도 없었으며 한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던 예전의 모습도 사라져 단 한차례도 연타를 허용하지 않는 등 노련한 경기운영 능력을 자랑했다.
 
박찬호는 이렇다할 홈런 타자가 없는 탬파베이 타선을 염두에 둔듯 공격적인 피칭으로 삼진보다는 맞춰 잡는데 주력하며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1회 2사후 안타를 때리고 나간 랜디 윈의 도루를 무산시켜 1회를 간단하게 마친 박찬호는 2회 안타 두 개로 1사 1·3루에 몰렸지만 벤 그리브를 병살타로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이후부터 7회 오브리 후프에게 1점 홈런을 맞기 전까지는 단 한 명의 주자도 2루를 허용하지 않는 특급 투구가 이어졌다.
 
3회 무사 1루에서도 병살타를 유도해 분위기를 이어나간 박찬호는 4회를 삼자범퇴로 넘겼고 5회와 6회도 안타 1개씩을 맞았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박찬호의 역투가 계속되는 동안 텍사스의 타선도 폭발해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2회 루벤 리베라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은 텍사스는 3회 허버트 페리의 3점 홈런 등으로 4점을 추가했고 4회에도 토드 홀랜스워스의 적시타가 터져 6-0으로 달아났다.
 
페리의 아치는 메이저리그 타이인 팀의 25경기 연속 홈런을 이끈 것.
 
후프에게 일격을 당한 뒤에도 박찬호는 삼진 1개를 섞어가며 더 이상 안타를 허용하지 않은채 7회를 막았고 8회도 삼진 2개를 포함해 다시 삼자범퇴로 마무리지으며 완투승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박찬호는 9회 칼 클로포드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놓고 변화구가 제대로 먹혀들지 않으면서 4연속 볼넷으로 추가실점해 아쉽게 루비 시네즈에게 마운드를 넘겨야했다.
 
시네즈가 후속 타자를 병살타로 처리해 박찬호의 자책점은 더 이상 늘지 않았고 7회와 9회 각각 2점과 3점을 추가했던 텍사스는 최근 6경기에서 5승을 거두는 `늦바람'을 냈다.
 
한편 박찬호는 강판당하면서 주심 마이크 윈터스에게 볼판정에 대해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박찬호는 오는 13일 일본인 타자 스즈키 이치로가 소속된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에 등판해 5연승과 함께 시즌 9승에 도전할 예정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