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통~일축구'의 외침아래 12년만에 열린 역사적인 남북축구 대결은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끝났다.
 
부산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젊은 선수들로 팀을 구성한 한국은 지난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90년 이후 처음 열린 2002남북통일축구경기에서 스피드와 투지를 앞세운 북한과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지만 0-0으로 비겼다.
 
통일의 염원을 담은 이날의 경기였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만큼은 양보없는 접전이 펼쳐졌다.
 
한국은 이동국과 김은중을 중앙에 두고 최태욱과 이영표 좌우측면을 이용해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려 했다.
 
하지만 북한은 중앙수비수 리만철을 중심으로 스리백 라인을 구성한 뒤 좌우윙백 림근우와 한성철의 빠른 수비 가담으로 한국의 공격을 완벽하게 차단, 역습으로 문전을 위협했다.
 
전반 4분 북한의 김영수는 미드필드 왼쪽에서 월드컵대표 출신 최진철의 뒤로가는 날카롭게 패스했고 전영철의 오른발 슛이 불을 뿜었느나 노련한 골키퍼 이운재의 손에 막혔다.
 
이어 전반 30분에는 김영국이 아크 오른쪽에서 날린 오른발 중거리슛을 이운재가 간신히 막아내는 등 전반은 스피드와 투지를 앞세운 북한의 페이스였다.
 
후반에 들어가자 마자 이영표와 김두현의 문전 슈팅으로 분위기를 바꾼 한국은 이영표의 개인기가 빛을 발하며 전반전의 부진을 벗어났다.
 
이영표는 후반 21분 상대수비수 2명을 제치고 문전을 돌파하는 묘기를 부리기도 했고 28분에는 김동진이 문전 30여m 지점에서 통렬한 중거리슛을 날려 관중의 환성을 받았다.
 
또한 후반 33분 상대의 볼을 빼앗은 뒤 날린 김은중의 슛도 북한 골키퍼 장정혁의 선방에 막히는 등 거스 히딩크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은 박항서 신임 감독의 데뷔전은 아쉽게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