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이지토
어른들을 위한 따뜻한 동화 한 편. 소설 ‘마음 가는 대로’로 국내에 잘 알려진 이탈리아 작가 수산나 타마로의 신작, ‘마법의 앵무새 루이지토’가 출간됐다.

작가는 ‘마음 가는 대로(1995)’ ‘어떤 사랑(1991)’ ‘마법의 공원(1995)’ 등의 작품을 통해 존엄성을 박탈당한 인간의 내면, 버림받은 영혼에 대한 사랑, 아름다운 자연과 따뜻한 동물의 세계를 주제로 다뤄왔다.
신작 ‘마법의 앵무새 루이지토’ 또한 상처를 치유하는 사랑의 힘에 대한 메시지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주인공인 안셀마는 삶의 의미를 잃은 채 혼자 쓸쓸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퇴직교사이다. 그러던 어느 날 쓰레기통에서 주워온 무지개 색 앵무새 한 마리가 얼어붙은 그녀의 감정을 녹이고, 회색이던 그녀의 삶을 무지개 색으로 바꿔 놓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안셀마에게 삶의 의미를 가르쳐줬던 친구 루이지타처럼, 그녀의 이름을 딴 앵무새 루이지토는 그 동안 안셀마가 잊고 지냈던 것들을 일깨워주기 시작한다.
“우리가 원숭이랑 다른 건 바로 그런 쓸모없는 시가 있기 때문이잖아. 그 사실을 상기시켜 주려고 시가 있는 건지도 몰라. 아름다움은 무엇에 쓰일까? 자비심은 무엇에 쓰일까? 자연의 조화는? 인간에게 진짜 중요한 것들은 정말이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19쪽)
작가는 안셀마가 루이지토와의 교감을 통해 활기를 되찾고 세상과의 화해도 시도하는 모습을 통해 쓸모 있는 것, 물질적인 것에만 가치를 두는 현대인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준다.

전작에 비해 훨씬 경쾌해진 작품은 슬픔을 기쁨으로, 죽음을 생명으로, 냉소와 우울을 미소와 행복으로 거듭나게 만드는 건 오직 ‘사랑’이 갖고 있는 연금술적 힘이라고 조용히 이야기한다. 한국어판에는 원서에 없는 샤갈풍의 그림을 함께 수록, 보는 재미를 더했다.

▲ 플랫폼
플랫폼 5·6월호(통권9호)
인천문화재단. 135쪽. 3천 원.
인천문화재단의 격월간 아시아문화비평지 플랫폼 5·6월호가 출간됐다.
이번 호에서는 티베트 사태와 지난 3월의 타이완 대통령 선거가 중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전망하는 ‘제국의 국경은 안전한가?’를 기획논단으로 준비했다.
타이완 선거와 관련해서는 일본의 저널리스트 혼다 요시히코 씨가 필자로 참여했으며, 그는 중국국민당의 마잉쥬(馬英究)의 압승은 결국 타이완 산업의 공동화와 중국대륙의 자유화, 민주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티베트 사태와 관련해서는 박장배 서강대 강사가 필자로 참여,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한족 등 외지인들이 경제권을 장악함에 따른 경제적 박탈감을 꼽았다.
이 밖에도 동아시아의 최대 문화콘텐츠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무협류의 인기 비결을 파헤쳐 보는 플랫폼 특집과 중국현대문학관상임부관장 리 롱성에게 듣는 중국현대문학관 이야기, 인도현대미술에서 발견한 아시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 서양미술사
서양미술사 1 
저자 진중권. 휴머니스트 출판. 361쪽. 1만7천 원.
‘미학 오디세이’로 잘 알려진 미학자 진중권 씨가 이번에는 미학의 눈을 통해 보는 서양의 고전 예술을 소개한다.
‘서양미술사 1’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양미술사를 소개했던 도서들과 달리 서양미술의 원리와 역사를 한데 묶었다. 서양미술의 원리를 그 시대의 상황에 따라 설명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서양미술의 역사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서술하는 식이다.
또한 각 시대 예술의 형상과 원리를 구체적으로 설명함과 동시에 그 바탕에 깔려 있는 각 시대의 미학적 관념을 명쾌하게 드러냈다. 예를 들어 그림을 그릴 때 드로잉을 한 후에 채색을 하듯 미술의 근본 요소인 형태와 색채에서부터 공간을 재현하는 투시법까지 미학적 단계를 밟아가며 미술 작품들을 살펴본다.
특히 예술사적 의미 뿐만 아니라 사회와 문화 등 생활 전반에 영향을 끼친 양식의 변화를 소개하며 거대한 양식의 변화를 초래했던 비평가의 이야기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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