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AP·AFP=연합】세레나 윌리엄스(미국)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 이어 US오픈(총상금 1천617만달러)에서도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를 꺾고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톱시드 세레나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메도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야간경기로 벌어진 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2번시드 비너스 윌리엄스를 2-0(6-4 6-3)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 90만달러.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 언니 비너스를 꺾고 우승했던 세레나는 이로써 3차례나 잇따라 열린 메이저대회 결승에서의 자매 대결을 모두 승리로 이끌며 93년 슈테피 그라프(독일)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에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US오픈을 잇따라 석권한 선수로 기록됐다.
 
또 99년 우승 이후 두번째 US오픈 타이틀을 거머쥔 세레나는 “그저 행복할 뿐이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호주오픈에 발목 부상으로 불참한 세레나가 내년 호주오픈마저 우승한다면 94년 그라프 이후 9년만에 4대 메이저대회를 잇따라 제패하는 선수로 기록된다.
 
지금까지 4연속 메이저대회 우승은 3차례 밖에 없었다.
 
반면 비너스는 지난해 US오픈 결승에서 세레나를 꺾고 우승한 이후 3차례나 동생의 벽을 넘지 못하며 올 시즌 메이저 무관에 머물렀고 대회 3연패도 무산됐다.
 
경기가 끝난 뒤 미소를 잔뜩 머금은 채 동생과 포옹을 나눈 비너스는 “세레나가(나보다) 더 뛰어난 선수”라며 패배를 시인한 뒤 “동생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세레나와 비너스는 시속 180㎞를 넘는 강서브를 교환했으나 서비스에이스는 각각 3개씩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세레나가 더블폴트를 하나 밖에 하지않은 데 비해 비너스는 무려 10개를 범하는 등 23개의 실책을 저지르면서 자멸했다.
 
한편 지난해 US오픈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열린 5개의 메이저대회 중 무려 4개 대회에서 윌리엄스 자매가 정상에 올라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유례없는 형제의 독주를 이어갔다.
 
그 덕분에 두 자매를 보기 위해 모두 2만3천164명의 관중이 아서애시코트를 꽉메우면서 US오픈 야간 경기 최다관중 신기록이 세워지기도 했다.
 
9일 벌어질 남자단식 결승에서는 미국 남자테니스의 양대 산맥인 앤드리 애거시(32)와 피트 샘프라스(31)가 7년만에 재회하게 돼 관심을 끈다.
 
6번시드 애거시는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리던 톱시드 레이튼 휴이트(호주)를 3-1(6-4 7-6(7-5 6-7 1-7 6-2)로 물리쳤다.
 
17번시드 샘프라스는 24번시드 스엥 스할켄(네덜란드)을 3-0(7-6 8-6 7-6 7-4 6-2)으로 완파하고 3년 연속 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애거시와 샘프라스는 90년과 95년에 이어 US오픈 결승에서 통산 3번째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또 이 대회가 US오픈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들끼리의 대결로 기록됐다. US내셔널챔피언십 시절을 포함하더라도 1929년 빌 틸던(36)과 프랭크 헌터(35)의 결승전 이후 처음 벌어지는 30대 선수끼리의 우승 다툼이다.
 
주니어 시절부터 기량을 겨뤄왔던 애거시와 샘프라스는 남자 테니스 역사상 가장 치열한 라이벌로 꼽힐 뿐 아니라 90년대 남자 테니스의 정상을 양분하며 각각 `베이스 라이너'와 `서브앤발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 군림해 왔다.
 
지난 두번의 결승전에서는 샘프라스가 모두 승리했고 상대 전적에서도 메이저대회 3승1패, 통산 19승14패로 앞서있어 일단은 샘프라스의 우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샘프라스가 2000년 윔블던 우승 이후 지금까지 우승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반해 애거시는 올 시즌에도 4승을 올리는 등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어 애거시의 설욕전이 펼쳐질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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