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야’라는 프로그램에서 ‘파라요’라는 코너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주변에서 너무나도 많이 듣고 겪었던 다단계 판매에 관한 내용을 패러디한 것이라서 그런지 큰 공감과 호응을 얻고 있는 듯하다. 오랫동안 연락이 안 되던 친구에게서 연락이 와서 대기업 수준 이상의 조건을 제시하는 직장을 소개한다면 다단계 판매회사, 이른바 피라미드를 의심하는 것이 당연하다.

피라미드 방식의 판매 형태는 금융피라미드로 시작됐다. 돈을 투자하면 매월 상당한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인데 문제는 그 이자가 신규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충당돼 결국 마지막 순간에 공중분해되고 만다. 100만 원을 투자했는데 매월 5만 원씩 이자가 지급된다면 빚을 내서라도 투자금을 늘리려 할 테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추천할 것이다. 연환산 수익률이 확정적으로 60%가 넘으니 사채를 얻어서라도 투자할 만한 투자상품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금융피라미드 사기꾼은 그 점을 악용해 투자금이 최고점에 이르는 순간 잠적할 것이다.

요즘은 달러나 유로화에 투자해 수익금을 배당한다거나 경매물건에 투자해 수익금을 배당한다는 식으로 좀 더 구체화된 금융피라미드가 유행하고 있다. 처음 몇 개월 동안은 통장으로 수익금이 입금되니 그 재미에 적금을 깨고 펀드를 환매하게 된다.

하지만 연 60%에서 많게는 300%까지 수익을 보장하는 투자상품이 있다면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것은 자명하다. 주식시장에서는 매일 수십조 원씩 자금이 이탈할 것이고 부동산 역시 급매물로 공황상태에 이를 것이다. 밥 먹고 투자에 대해서만 연구하는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들이 바보가 아니라면 그러한 투자처를 모를 리 없고, 전국을 돌며 풍수지리학자 만큼 땅을 보러 다니는 복부인들의 돈이 몰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결국 터무니없는 수익을 보장하는 투자상품이 있다면 피라미드 금융사기라고 생각하는 것이 정답이며 유사수신행위로 불법임을 명심하자. 불행히도 투자정보에 관해서는 평등하지가 않아서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는 선량한 서민들에게 남들 모르는 정보가 먼저 도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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