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을 선택할 때 계약자들은 보험료를 적게 내고 보장이 많은 상품을 원한다. 펀드를 선택할 때도 위험이 적으면서 높은 수익이 나는 상품을 원한다. 그런데 과연 그러한 보험과 펀드가 있을까?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그런 상품이 있을 리가 없다. 보험회사가 적은 보험료를 내고 많은 보장을 해준다면 역마진으로 회사의 존립이 위태로울 것이고, 수익을 많이 내고자 하는 펀드라면 당연히 다소 위험한 자산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회사는 저렴한 보험료로 많은 보장을 해주는 것처럼 광고하고, 펀드를 판매하는 금융회사는 위험이 적으면서 높은 수익을 내는 것처럼 광고한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됐을 때 금융회사에서는 깨알같이 작은 글자로 적혀 있는 약관의 주요 내용을 들이대며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느냐며 상식이 없는 사람인양 취급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한 정부의 입장을 보면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를 수입한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다. 더욱이 시장경제와 자율경쟁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는 데서 의문을 감출 수가 없다.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한 다른 여러 가지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대기업 CEO까지 지낸 대통령의 반시장적인 발언이 국민들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분노를 사는 것이 아닐까?
의료보험을 비롯한 공공부문의 민영화를 이야기하면서도 민간시장에 맡기면 국민들은 더욱 질 좋은 공공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이렇게 부연해야 할 것이다. 질 좋은 서비스를 받는 만큼 기업의 이윤이 추가된 값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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