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대통령 선거가 오는 10일로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단 3명 이상의 유력후보자가 대결하는 `다자구도'로 치러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후보자 군과 각 정당은 대선 선대위 발족을 서두르는 등 선거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21세기 들어 첫 대통령 선거일 뿐 아니라 우리 정치를 수십년간 좌우해온 3김 시대를 청산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하는 헌정사적 의미를 지닌 선거라는 점에서 한국 정치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거 우리정치의 고질병으로 지적돼온 지역주의 투표양태가 극복돼 국민통합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현재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등 3명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며, 무소속 정몽준 의원은 오는 17일 대선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지난 4월 사상 첫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노무현 후보를 선출했으나 이후 6·13 지방선거와 8·8 재보선에서 거푸 참패하면서 반노 세력과의 당내투쟁에 휘말려 후보자 구도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노 후보측은 추석(21일)전 선대위 구성을 추진하는 등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이번 대선정국은 일단 `이회창-노무현-정몽준' 3강 구도의 큰 틀이 유지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빠르면 이번주중 선대위 인선을 마치고 당을 대선체제로 전환시키는 것으로 기선을 제압한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특히 정기국회에서 원내 과반수의 힘을 적절히 활용한 권력형 비리심판공세로 대선가도의 최대 장애물로 등장한 민주당의 `병풍공세'를 돌파할 방침이다.
 
노무현 후보도 추석직후 선대위 출범과 함께 선거전에 본격 뛰어들어 `개혁+서민' 행보로 `노풍'의 재점화를 시도할 방침이다.
 
노 후보측은 신당논의에서도 대안부재론으로 반노세력의 반발을 정면돌파, 노무현당으로의 `재창당'쪽으로 대세를 몰고갈 계획이다.
 
정몽준 의원은 오는 17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원외 인사를 중심으로 한신당 창당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
 
정 의원측은 “신당 창당을 위한 법적 지구당 창당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의원과 이한동 전 총리 등 제3후보군과 민주당내 이인제 의원 등 반노세력, 그리고 자민련 민국당 등 군소정당의 향배도 이번 대선의 변수로 부상하고 있으나 독자행보로는 제3후보군의 승산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결국 합종연횡을 모색하는 쪽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민주당의 신당 논의과정이나 대선 직전에 노무현, 정몽준 후보간 빅딜이 이뤄질 가능성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8일 후보선출 대회에서 대선후보로 확정된 후 진보정당의 대선후보로서 대중적 관심을 끌기 위한 표밭갈이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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