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직업은 대체로 전문직종이 많다. 변호사나 세무사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은 자신들의 지식과 경험을 고객에게 서비스하고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게 된다. 서비스라는 것이 눈이 명확히 보이는 것도 아니고 손으로 만져지거나 소유할 수도 없는 것인데 사람들이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그들을 찾는 이유는 그 서비스를 통해 자신에게 이익이 돌아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 때문일 것이다.

금융에 관해서도 소비자들은 전문가의 조언이나 기술적 자문을 원한다. 어떤 펀드에 얼마나 투자를 하는 것이 좋을까? 어떤 보험에 어떤 보장으로 가입하는 것이 좋을까? 하지만 금융상품에서 가장 기술적인 설계가 필요한 것은 연금이다. 인생 전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은퇴 이후의 노후생활이 풍요롭고 행복하려면 그만한 노력과 고민이 필요한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만약 연금이 단순하게 매월 얼마를 납입하고 몇 세부터 얼마씩의 연금을 수령하겠다는 정도라면 굳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원하는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서 가입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연금상품에 가입하고 연금을 수령하는 것에도 기술적인 분석과 설계가 필요하며 그 차이는 장기간에 걸쳐 뚜렷하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개인사업을 하는 A씨의 경우 매월 70만 원을 연금상품에 납입하고자 한다. A씨는 소득세 과세표준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연금저축을 통한 절세가 필요하므로 25만 원은 세제적격 연금상품에 가입하고 45만 원은 물가상승률에 따른 미래가치를 고려해서 변액연금상품에 가입하도록 조언했다.

또한 연금수령 역시 단순히 20년 확정지급이나 종신지급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65세부터 10년간은 기대생활비 지출액이 크고 이후에는 적어지므로 세제적격 연금상품은 10년 동안 연금을 수령하고 변액연금상품은 종신지급을 받는 것이 합리적인 설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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