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소득이 발생되면서 누구나 저축을 시작한다. 결혼자금을 마련하고 주택자금도 마련해야 한다. 따라서 많이 벌고 많이 저축하는 것은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돈을 빠른 시간에 많이 모으는 방법은 간단하다. 안 쓰고 무조건 저축하면 된다. 세 끼 식사 이외에는 절대 지출하지 않고 궁상맞을 정도로 아끼고 저축한다면 빠른 시간 내에 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밥만 먹고 살 수 있을까? 60년대 이전에야 먹고사는 것 자체가 고난이었으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 21세기를 살아가면서 삶의 질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돈을 벌고 재무계획을 세우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 모두가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것이지 단순히 허기를 채우기 위해서만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재무설계에서도 무조건 저축금액을 늘리라고 하기 전에 합리적인 플랜으로 목표에 따른 적정 저축금액을 산출하고 그에 맞는 계획을 실천한다. 다만, 우선순위에 따른 가중치의 문제겠지만 현재의 삶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는 옛말에 동의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물론 개발독재시대에는 당장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 갈 길이 바쁘니 다른 건 쳐다보지도 말고 시키는 대로 하라는 구호가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경제만 살려준다면, 먹고사는 문제만 해결해 준다면 다른 것을 포기할 수 있을 정도로 절박했을 시기였다. 그런데 2008년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러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아마도 견디기 힘들 것이다.

배가 부른 것도 중요하지만 맛있고 위험성 없는 음식을 원하는 시대가 됐으며, 인간다운 대우를 받기 위해 어떠한 수고로움도 감수하는 시대가 됐다. 당장 눈앞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노후까지 대비하고 상속까지 고려하는 성숙된 사회가 됐지만 아직도 성숙되지 않은 분야가 있는 것 같아 아쉽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