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오는 10월에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단위의 기초학력 진단평가 실시를 발표하자 이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평가는 지금까지 전국 학생수의 1%를 대상으로 하던 표집형평가를 전집형으로 전환하고, 그 대상에 초등학교 3학년생을 처음으로 포함시킨 것이 이전과는 다른 점이다. 이와 관련, 전교조 교사들 가운데 일부가 전집평가가 교사의 평가권을 침해하고 학교 서열화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학업성취도 평가 저지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 교사들의 이러한 반대 움직임에 대해 일선학교와 학부모들은 지나친 반응이라며 우리 아이들의 적정 학력수준에 도달해 있는지 당연히 알아야 할 것이며 또 모자라는 부분이 어딘지도 알아야 보충수업이라도 시킬 게 아니냐고 반문하고 있다. 전집형 평가는 학생들을 수학능력점수로만 평가하는 고등학교의 파행을 떠안는 것이라는 전교조의 주장에 대해서도 대다수 교사나 학부모는 정부의 교육개혁정책과 관련, 전교조는 제7차 교육과정 적용을 계속 반대해왔고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감안할 때 입시에 따른 경쟁은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또 교사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선 현장에서는 학생들에게 수업을 등한시한 일부 교사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학업성취도 평가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전체적인 평가결과를 통해 학습부진아에게는 보충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또 학력이 뛰어난 학생에게는 그에 걸맞게 가르치는 교사의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학업성취도 평가가 학생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고 교사에게는 책무성을 강조하기 위한 도구로, 교육청에게는 학교 감독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학력향상을 위해 적당한 긴장과 부담은 필요한 것이며 학생들의 학력에 대해 교사들이 책임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교육청에서는 평가결과를 가지고 장학지도나 일선학교에 대한 지도감독의 자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에 대한 평가는 어느 한가지가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져야 하며 전집형 평가는 여러 방법중 한가지일 뿐이다. 일부 교사들의 지나친 반발은 도리어 학부모들의 불신을 살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과오를 숨기려는 의도로 보일 수도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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