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할인마트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사람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최저가격보상제라든지 원 플러스 원 끼워 팔기 등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구입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하지만 몰링(malling)이 일상화돼 가면서 대형 할인마트를 찾는 목적이 저렴한 가격 이외에 원스톱으로 모든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편의성으로 바뀌고 있다.

대형 할인마트 외에도 다른 분야 역시 원스톱 서비스가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금융도 예외일 수는 없다. 금융위원회가 내년까지 금융백화점에 관한 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2010년에 시행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은행, 보험, 증권, 카드 등의 금융업무를 원스톱으로 취급할 수 있는 일종의 금융종합프라자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그 동안은 대부분의 금융소비자들이 금융상품별로 은행을 찾거나 증권사를 찾았고 각기 다른 보험설계사와 카드모집인을 상대해야 했다. 따라서 종합적인 재무설계가 고려되지 않았고 중복 가입이나 적절한 상품을 찾지 못하는 등 체계적인 금융소비가 이뤄지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금융백화점에서 자신의 모든 금융상품을 일괄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한다면 그러한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이 선택한 금융백화점에서 자신의 담당자와 상의해 적금이나 보험에 가입하고 펀드에 투자하고 적절한 신용카드를 사용한다면 정보의 부족이나 전문성의 부재로 손해를 입는 경우가 줄어들 것은 자명하다.

다만, 전제돼야 할 것은 고객에게 금융상품을 컨설팅하는 재무설계사의 전문성과 윤리성이다. 수많은 금융상품 속에서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선정하고 고객의 이익에 우선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만 금융백화점의 도입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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