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천택 인천대학교 대학건설본부장

인천대학교 송도신캠퍼스 조성 사업이 중단된 채 공사비와 CM감독권을 두고 관련기관 간의 공방만 계속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PF사업에 여러 기관이 관여하고 있어 갈등과 충돌이 늘 있어왔지만 지금처럼 꽉 막힌 적은 없었다. 전임 부시장이 도시개발공사 사장으로 취임한다고 했을 때 다들 큰 기대로 환영을 했었는데, 취임 5개월이 지났지만 무엇 하나 해결된 것 없이 공사만 중단되고 인천시의 기획관리실장이 해결사로 나선 상황이다. 문제해결에 필요한 관련 자료 요청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직원들은 일과시간의 대부분을 답변자료 만드는 일로 소비하고 있다.      

인천대학교 송도신캠퍼스 조성사업은 인천시가 도화동 인천대학교 부지 39만6천696㎡를 이전적지로 제공하는 대신 송도경제자유특구 51만7천284㎡에 18만317㎡의 신캠퍼스를 조성해 주기로 약속하면서 시작됐다. 인천시는 인천대학교에 약속한 송도신캠퍼스 조성사업을 인천도시개발공사에 맡겼고,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인천대학교가 제안한 마스터 플랜, 인천대학교가 작성한 입찰안내서, 실질공사비 2천407억 원 가치 또는 품질의 캠퍼스를 조성해 주기로 약속하고 SK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당시 SK컨소시엄은 2천407억 원의 공사비로 인천대학교가 요구한 입찰안내서대로 학교를 잘 지어주겠다고 약속하고 계약했다. 약속한대로 송도에 신캠퍼스를 잘 지어주고 도화동 부지에서 큰 건설이익을 내 인천대학교에 약속한 500억 원의 발전기금을 쾌척하면 인천대학교로선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인천시와 도개공은 2천407억 원 내에서 공사를 마무리 하라고 (주)매트로코로나에 요구하고 있고, 매트로코로나는 그 돈으론 입찰안내서에 충실한 캠퍼스를 조성할 수 없으니 늘어난 공사비를 인정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인천대학교가 축을 바꾸거나 주차장을 지하화 하는 등의 과다요구를 하면서 공사비가 크게 늘어났으니 2천407억 원이라는 실링을 해제하고 늘어난 부분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문제는 인천대학교 건설사업의 발주처이고 20% 가까이 출자를 해 놓은 도시개발공사가 문제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도개공은 관련기관들이 납득할 만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미해결 과제를 인천시에 떠넘기며 공사비 증가 원인이 인천대학교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자기 일을 다 한 것처럼 보인다. 

입찰안내서에 따른 계약이나 허가조건 내의 것은 SK컨소시엄이나 도시개발공사가 책임을 지고, 계약조건 외에 인천대학교가 추가로 요청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형태로든 인천대학교가 책임지면 될 일이다. SK컨소시엄이나 도개공이 당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공사비가 늘어나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대기업이 공사비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해 공사 시작 2년도 안 돼 공사비가 두 배로 늘어났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도화동 개발사업이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손해 운운 하며 공사를 중단한 것은 정말 납득하기 어렵다. 신캠퍼스 조성에 대학발전기금과 잡종재산 일체를 투입한 인천대학교로선 공사비에 관한 한 어찌할 수 없다.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이미 지면을 통해 수차례 확인되었듯이 인천대학교가 CM관리를 잘못해 공사비가 크게 늘어났다는 도개공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공사 시작 전에 종이 위에서 축을 바꾸거나 경제자유특구의 허가조건을 지키기 위해 주차장을 지하로 내린 것이 공사비를 2배로 증가시켰다는 주장을 과연 누가 믿어주겠는가? 착공 전 축을 바꾸거나 경제자유특구의 허가조건을 지켜 캠퍼스를 조성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 어찌해서 인천대학교에 의한 과다요청인가? SK는 경제자유특구의 허가조건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제안서를 냈는지, 도개공은 그것도 모르고 건축허가를 내 준 다음 지금에 와서 인천대학교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도개공과 매트로코로나는 하루 속히 공사 중단의 진짜 이유를 밝히고, 공사재개에 필요한 진실한 대안을 내 놓아야 한다. 지금 인천대학교와 인천시민은 그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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