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3년 10월에 소집된 국제회의는 각국에 적십자사를 설립하자는 결의를 채택하고 전지 부상자 및 구호요원의 보호문제는 국가간의 협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이듬해 8월 스위스 연방정부의 초청으로 16개국 26명의 정부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네바에서 외교회의에 의해 같은해 8월22일 12개국 정부대표가 최초의 제네바 협약에 서명했다. 이 협약의 목적은 전지에서 부상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군인은 국적불문으로 보호하고 치료해주며 구호요원이나 시설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데 있었다. 그 이후 점차 전쟁의 양식이 변화함에 따라 이를 해전에도 적용하기 위해 1899년 제2 제네바 협약이 제정 조인됐으며 부상자, 조난자 못지 않게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당하는 포로의 인도적 대우에 관한 협약은 제1차 세계대전 후 포로의 대우에 관한 제3 제네바 협약이 조인됐다. 이 협약이 제2차 세계대전까지 적용되는 과정에서 발견된 결함 등을 보완, 1948년 제17차 적십자국제회의에 제출, 1949년 제네바에서 개최된 외교회의에서 전시의 민간인 보호에 관한 제4협약이 채택, 현재 200개국 가까이 가입했으며 실질적으로 강대국 전부를 포함한 세계 모든 국가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새벽 이라크 사담 후세인을 물리치기 위해 바그다드에 공습과 폭격을 시작으로 전쟁을 일으켜 연합군과 이라크 병사가 무수히 죽어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생포된 포로를 전세계에 방송을 해 세계인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 제네바 협약 위반 등을 주장하며 폭격으로 시작된 방송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수일전 미영 연합군에 생포된 이라크 포로들이 미국 CNN방송에 보도됐으며 그들은 양손이 뒤로 묶인 모습이었다. 양손에 피가 통하지 않게 플라스틱 일회용 끈으로 꽁꽁 묶여 부들부들 떠는 것이었다. 이어 이라크 방송도 부상당한 미국 포로들의 겁먹은 모습이 그대로 방송했다. 미국과 이라크는 이미 제네바 협약을 서로 깨고 있으며 또한 서로가 협약을 위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쟁을 치르면서 적군의 고통은 당연하고 아군에게 주어지는 고통은 절대 용납이 안된다며 제네바 협약 위반 등을 운운하는 행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한숨이 절로 난다.
(國)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