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도시 인천이 변하고 있다. 공항과 항만을 바탕으로 세계 명품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도시 곳곳에서 도

   
 
시재생사업 등 각종 재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청라, 송도, 영종 등 경제자유구역에는 외국 자본이 하나둘씩 들어오고 있다. 인천시는 동북아 경제 허브로 성장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차근차근 실현해 가고 있다.
이에 발맞춰 인천지역 공단들도 과거 산업화 상징인 제조업 위주 산업공단에서 최첨단 디지털단지로 변화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그 모델은 1960년대 부평, 주안, 남동공단과 함께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됐던 서울 구로공단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천 부평공단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보고 구로공단을 모델로 한 향후 발전 방향을 미리 살펴본다.

    

   
 
◇ 서울 구로공단의 변신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말이 있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했다는 의미로 세상이 몰라보게 달라진 것을 비유한 말이다.
서울 구로구의 구로공단을 방문한 사람들이면 누구나 이 단어를 떠올릴 것이다.
구로공단은 지난 2000년 12월 ‘서울 디지털 산업단지’로 이름을 바꾼 지 8년 만에 눈부시게 변신했다.
시커먼 매연을 뿜어내던 굴뚝공장은 첨단 인텔리전트 시스템으로 무장한 20층 이상 ‘아파트형 공장’으로 바뀌었고, 작업복 차림의 여직공과 블루칼라 근로자들이 메웠던 거리는 넥타이를 맨 화이트칼라 사무원들의 차지가 됐다.
근로자 수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 6월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집계한 ‘국가산업단지 동향’에 따르면 구로디지털단지의 총 근로자는 10만 명을 돌파해 2000년 3만2천958명에 비해 2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 업체도 7천517개 사로 2000년 712개 사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했고, 업종도 제조업에서 지식개발 연구업체 및 IT업체로 대체됐다.

   
 

이에 따라 업종별 근로자 수도 IT서비스업을 포함한 비제조 부문이 4만9천294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전기·전자 2만4천704명, 섬유의복 9천23명, 목재·종이 6천589명, 기계 4천918명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하루 평균 2~3개 사가 이전하고 있다”며 “10년 전 노후한 굴뚝 공장만 가득했던 곳이 이제는 IT 요람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1964년 조성된 구로수출산업공업단지를 모태로 한 구로디지털단지는 정부가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구조 고도화 작업에 들어가면서 화려하게 부활에 성공했다.
구로공단의 성공적인 변신은 인천 부평공단을 비롯해 전국에 산재해 있는 다른 국가산업단지 공단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 인천 부평공단의 어제와 오늘

인천의 공업은 개항 직후 소규모의 정미업·양조업이 시발이다.
그러나 중일전쟁 무렵 군수공장이 입지하면서 본격적으로 공업이 발전하기 시작해 1960년대 이후 수출 주도의 경제성장 정책에 의해 급속히 발전했다.
1970년 이전까지는 경공업 중심의 업종 구성을 보이다 1980년대 들어 조립금속·기계장비·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 중심의 공업구조로 재편됐다.
1990년대 이후에는 제조업체 가운데 조립금속·기계장비 업종이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업체는 남동공단을 비롯해 부평, 주안공단 등 3개 국가산업단지와 인천서부공단, 도화동 인천지방공단, 기계공단, 강화하점지방공단 등 4개 지방산업단지에서 단지별로 특화된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
인천의 3개 국가공단 가운데 규모가 가장 작은 부평공단은 1965년부터 1974년까지 부평구 청전동 일원에 조성됐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가 32.9%로 가장 많고, 기계 30.8%, 비제조 11.7%, 석유 8.9% 순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지난 4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부평공단의 4월 생산실적은 총 1천334억 원이었으며, 업종별로는 음식료가 364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기·전자 314억 원, 기계 246억 원이었다. 전기·전자, 기계산업의 비중이 높은 것은 다른 공단과 같지만 음식료 업종의 생산액이 높은 것은 부평공단만의 특징이다.
그러나 지금의 부평공단은 기반시설이 낙후돼 있는 데다 세계경제 글로벌화 및 산업구조 변화와 복잡화 추세에 따라 산업구조 개편이 시급한 상황이다.

   
 

 ◇ 부평공단의 변화와 미래

인천은 2020년 인천시도시기본계획을 통해 경제·산업 부문의 계획목표로 미래형 첨단산업구조로 개편하고 친환경 산업 육성을 위한 공업지역 정비 및 재배치 계획을 수립했다.
그 일환으로 부평공단을 연구개발(R&D), 첨단정보·지식산업단지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벤처산업 육성을 위한 테크노파크를 조성하고, 토지 이용의 고도화와 환경친화적인 산업단지 조성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한국산업단지공단도 부평공단을 고도기술산업 및 지식산업 등 첨단산업 중심으로 재배치하기 위해 첨단업종의 경우 공단 배치계획에 관계없이 입주를 허용하는 등 혜택을 주고 있다.
실제로 부평공단에는 지난 2006년 첨단 도시형 공장인 우림라이온스밸리가 들어섰고, 이후 도시형 공장인 남광센트렉스가 완공돼 300여 개 업소가 입주해 기존 IT벤처업체와 함께 미래형 고부가가치 지식기반산업의 기틀을 만들고 있다.

   
 
이와 함께 산업단지공단은 부평공단을 핵심 부품산업의 배후단지로 전환시킬 계획을 수립 중이다.
공단은 인천시 전략산업과 연계해 신기술 접목·융합을 통한 핵심 부품산업 혁신역량을 강화하고, 부평지역 자동차 부품·디자인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 환경친화적 산업단지로 이미지를 개선시키기 위해 녹지를 늘리고 대기·수질의 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하며, 공단 내 자전거 순환 및 산책 순환 코스 등을 개설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오늘도 부평공단의 제조업체 굴뚝에서는 시커먼 연기가 매일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주변 주민들은 환경오염과 함께 낙후된 시설로 인한 범죄 발생을 걱정하고 있다. 과거 서울의 구로공단과 같은 상황이다.
그러나 구로공단이 ‘상전벽해’로 변했듯이 부평공단도 이제 대변화를 꿈꾸고 있다.
굴뚝공장 대신 고층의 첨단 아파트형 공장들이 들어서고, 제조업에서 IT기업 등 미래형 첨단산업구조로 탈바꿈하기 위한 화려한 날갯짓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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