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도시’는 지난 2004년 경기도 및 신행정수도와 혁신도시 등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교육명품, 친환경명품 등 다양한 수식어 형태로 지자체의 슬로건이나 신도시 개발, 아파트 건설에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으나 정작 ‘명품도시’ 자체에 대한 본질적 의미는 무엇이며 이에 대한 합의된 정의조차도 명확하지 않다.
이에 ‘명품도시’에 대한 본질적 의미를 되짚어 보고 경기도의 명품도시는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지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살고 싶은 도시, 깨끗한 도시, 다양한 지역문화가 있는 도시 등 명품도시에 대한 많은 명제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명품도시의 의미를 정리가 필요가 있다. 산업혁명 이후로 근대화 과정에 급속도로 이뤄진 도시화는 모던화 과정 속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해 오며 오늘에 이르렀다.

▲ 광교신도시조감도

집중되는 인구 급증으로 인한 과밀화 현상으로 주로는 주택 공급과 인프라 건설에 주된 총력을 기울이며 인간 거주의 내용을 담아야 할 도시 공간은 일관성 있고 심도 깊게 디자인돼 본 적이 없었다.
이후 포스트모던 시대에 와서야 비로소 도시는 공간으로 이해되고 팽창하는 도시를 단지 기능적인 개체보다는 인간의 정주지로의 장소로 보게 됐다.
이제 도시의 모습은 매우 거대해졌으며 매우 복합적인 요소들로 복잡한 구성체계를 가지며 여전히 그 형태가 변해가고 있으며, 이러한 시점에 지난날 해왔던 시행착오적인 일들을 반성하고 점검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 우리나라 도시개발의 역사

그간 1970년대 이후 급속하게 성장한 서울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건축 도시계획의 역사적 이해를 위해 간략한 고찰을 하고 또한 글로벌화된 현대 도시의 화두와 도시에서 다뤄야 할 과제들을 열거해 봄으로써 앞으로 만들어 가야 할 명품도시의 방향성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도시의 팽창에 주요인으로 고객이 됐던 공동주택은 소위 공급의 시대를 거쳐 판매의 시대로 접어들었고 이제는 정주 시대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이런 시점에 명품도시를 논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 경기도 명품도시 개발을 위한 몇 가지 제안

고려대 김광배 교수는 “이러한 이해의 토대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명품도시를 만들기 위해 염두에 둬야 할 사안으로 ▶서울과의 관계성 규명 ▶처방적(prescriptive) 행정보다는 느긋한 성과적(performance) 행정 ▶건축문화정책 장려 및 적극 도입 ▶도시 건축문화 전략 수립 ▶인간을 위한 도시정책 적극 도입 등 5가지의 제안을 통해 선진국의 경우 우리와 마찬가지로 겪은 시행착오를 현 시점에 도시문제를 어찌 다루고 있는지 사례를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 정부 주도의 1·2기 신도시 건설에 대한 평가

단국대학교 김현수 교수는 “수도권 주택난 해소를 위해 1990년대에 건설된 1기 신도시 이후로 2000년 동탄신도시를 시작으로 9개의 2기 신도시 건설이 추진 중에 있다”면서 “이러한 신도시들은 수도권의 시급한 주택난 해소를 위해 건설됐으며, 이를 1기 신도시와 비교해 볼 때 녹지율과 밀도 등의 계획지표, 원형지 공급이나 유시티 건설 등의 개발 방식 등에 있어서는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간구조의 편중을 비롯, 주거 위주의 용도, 기존 도심과 주변 지역 연계 미흡,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 등의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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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가지
왜 명품도시를 만들지 못하는가

김 교수는 “저밀도의 타운하우스 단지를 만들거나 복합자족도시를 만들기에 조성가격이 너무 높다”면서 “가격이 높은 이유는 대규모 토지의 수용에 따른 높은 보상비, 간선시설 부담의 시행자 부담 등에 기인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단절적 공간 관리로 인한 신도시 건설로 기존 도심은 쇠퇴하고 주변 지역에는 난개발이 확산되는 것은 물론, 중앙정부 주도의 사업으로 지방정부, 지역 주민, 기업 등과의 소통의 한계와 수요에 기초하지 못한 공급자 위주의 추진체계 지속으로 집단 간 소통의 단절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 명품도시 개념

단국대 김현수 교수는 “경기형 명품도시란 기존 신도시와 비교해 기능면에서 주거 위주의 기능보다는 복합기능도시로, 형태는 다양한 주택 유형과 스카이라인 도시를 말한다”면서 “이를 위해 낮은 가격으로 다양한 기능을 유치할 수 있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존 도심재생과 신도시 주변 지역 관리를 함께 계획·관리하는 통합적 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또 “공공은 기반시설을 조성하고 그 틀 속에 중앙 및 지방정부, 기업, 주민 등이 우수한 계획안과 낮은 가격으로 경쟁하면서 새로운 협력체계를 구축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수원대학교 김철홍 교수는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을 위한 총체적 삶의 질적 향상과 지역적 특성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발전 여건을 제시하는 도시로 누구나 살고 싶어하고 가꾸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이며, 지역 고유의 자원, 자산(자연, 역사문화, 산업, 인력 등)을 활용해 지역 내에서의 순환 및 교류가 이뤄지는 개성있는 자원순환형 도시”라고 말한다.

▲ 평택시가지

 # 경기도 명품도시 실현 위한 방향

▶지역클러스터를 기반으로 한 고품격의 정주환경 조성 방안=경기도내에 현재 입지해 있는 다양한 지역산업을 대학, 연구기관, 공공행정과의 연계,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클러스터로 성장시키고 지역산업을 사업화하는 벤처기업을 지원·육성하게 되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
한편, 이곳에 종사하는 고급 인력자원이 정주할 수 있도록 양질의 교육, 의료, 문화, 여가공간을 갖춘 고품격의 정주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총체적인 주민 생활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이에 따라 창조적이고 매력적인 지역사회와 문화가 형성돼 명품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도시와 농촌의 결합을 통한 고품격 정주환경 조성 방안=경기도는 도시와 농촌이 혼재해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나 농지 주변의 정주환경은 열악하며, 농지 역시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잠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농촌의 풍부한 자연환경이 미래에까지 유지될 수 있도록 도시민에 의한 농지의 적극적 이용을 통해 농지가 보전되도록 한다.
그 방안으로 여유로운 농촌적 삶을 원하는 도시민의 정주를 유도할 수 있는 고품격의 정주환경을 농촌에 조성하는 한편, 고도의 교육, 의료, 문화시설은 지역 중심도시로부터 지원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도시민과의 교류에 의해 창조적인 지역 환경 및 문화 형성으로 명품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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