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외국인들이 30일 넘게 국내 주식을 내다팔면서 코스피지수가 장중 한때 1천4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랠리가 아닐 수 없다. 펀드에 투자한 사람들 역시 조마조마하기는 마찬가지일텐데 중국, 인도 등 해외 이머징마켓 펀드에 투자한 사람은 물론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 사람 가릴 것 없이 하염없이 추락하는 수익률을 바라보고만 있을 것이다.

작년에 부동산 관련 펀드인 리츠(REITs)에 투자했다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의 부실사태로 수익률 추락을 경험했던 상황과 비슷하다. 수익률을 만회할 전망이 불투명하고 더 이상의 악재가 터지지 않기만 바라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자신이 투자한 리츠만 하락하고 국내 주식형 펀드는 물론, 해외 이머징마켓 펀드까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니 그 마음고생이 오죽했을지 눈에 선하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펀드 투자 상황은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동반 추락하고 있으니 그나마 위안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수익을 내거나 하락률이 매우 낮은 펀드도 있다. 원자재 관련 펀드가 그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경제 여건이 안 좋은 이유 중 하나인 유가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곡물 가격 상승 등으로 혜택을 입고 있다.

원자재 펀드는 천연자원 관련 기업이나 금, 원유, 곡물, 기타 천연자원 등 개별 종목에 투자하거나 관련 파생상품,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다. 작년처럼 국내·외 주식시장이 호황일 때는 분산투자의 개념으로 투자자산의 20% 이내에서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했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50%까지도 늘려 볼 만하다.

인간에게도 바이오리듬이 있듯 투자 환경도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다. 남들이 고수익을 내고 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따라갈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경제흐름을 읽고 발빠르게 대처해 나가는 융통성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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