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최근 시흥시 갯골생태공원이 수도권 시민들의 정서적 안정처로 각광받고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생활. 그리고 육체적·정신적으로 피폐해진 도시민들에게 시흥 갯골생태공원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정적인 공간으로서 도심 속에서 휴식처·안식처로서의 오아시스(oasis) 역할을 담당하기에 손색이 없다.

   
 

시흥시가 야심치게 소개할 수 있는 갯골생태공원은 과거 속의 현재, 현재 안에 미래의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은 물론, 과거의 애환, 세월의 스러짐 등 옛 문화가 있고, 피어나고 자라나는 식물들 그리고 먹이를 찾아다니는 각종 새들, 오소리 등 동물과 갖가지 생물들이 존재하고 있는 현재가 있으며,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유산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이곳은 본래 소금을 생산하던 염전(소래염전)지대로 일제시대인 1934년에서 1936년경 조성됐으며, 이곳에서 만들어진 천일염은 일본으로 대부분을 반출됐던 나라 잃은 우리 민족의 애환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소래염전은 인근 남동염전(인천시 남동구 소재)과 시화신도시 내 공업단지로 탈바꿈한 군자염전과 더불어 우리나라 소금 총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등 60여 년 동안 포동과 방산동 등 인근 주민들의 생활기반이자 삶의 터전이었다.

그러나 천일염 수입 자유화에 따른 체산성 악화로 지난 1996년 7월경에 소금생산업이 문을 닫는 아픔을 겪었던 추억도 있는 곳이다.

특히 이러한 갯골생태공원은 기존 염전지대를 원형 그대로 유지한 갯골과 함께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지형을 자랑하고 있다.

‘갯골’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 생태공원은 긴 강처럼 특이한 골이 형성돼 눈길을 끌게 한다.

   
 
이른바 뱀이 움직이는 형태라 해서 ‘시행성’이라고도 불리는 갯골은 내륙으로 깊게 들어온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내만 갯골로, 서해안과 똑같이 12시간 25분 간격으로 바닷물이 들고 나는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진다.

생태공원 입구에 서서 넓게 펼쳐진 갈대숲을 보면 넓은 습지에 자연스럽게 물이 고여 갈대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그리고 시흥시가 조성한 갈대산책로가 있어 바닥에 깔린 갈대를 밟으며 연인들은 사랑을 속삭이고 가족은 아이들에게 갈대·칠면초·통통마디 등 이름을 알려주며 대화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많은 관광객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입구를 지나 공원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공원 중앙에 길게 굽이굽이 가로질러 강한 인상을 뿜는 갯골은 마냥 신기함을 더하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농게·방게·망둥어 등과 먹이를 찾아 날아오는 여러 종류의 새들은 탐조대를 통해 관찰할 수 있어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갈대산책로를 따라 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바둑판 모양의 보기 드문 시설이 하나 보인다.
그것이 바로 염전시설이다.

예전에는 소금 생산을 위해 염부들과 소금을 나르는 화차 등의 활발한 활동이 이뤄진 곳이지만 지금은 갈대와 염색식물로 덮혀져 있으나 시가 일부 지역에 염전시설을 복원, 지하 100m의 암반 해수를 퍼올려 옛날 방식 그대로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염전시설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현재 운영 중인 갯물해안 학습교실의 프로그램 중 일부이며, 체험학습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기념품으로 소금을 제공하고 있고, 이러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학교 및 유치원에서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원 산책로 주변으로는 각종 화목류와 초화류가 식재돼 계절별 다양한 꽃과 볼거리를 제공함은 물론, 봄이 시작되면 화사한 벚꽃과 5월 초 빨간 해당화꽃이 낭만을 더하며 5월 말에는 만개한 노란 유채꽃을 배경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추억을 제공하고 있다.

여름이면 장마 때 흠뻑 비를 맞은 각종 야생화들이 강렬한 햇빛과 힘겨루기라도 하듯 한껏 얼굴을 내밀고, 가을이 되면 연분홍의 부용꽃, 녹지대에는 각양각색의 코스모스가 피어 전시회를 통해 사진작가들이 이곳으로 몰려들기도 한다.

이처럼 자연의 아름다움과 계절별 다양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시흥 갯골생태공원이 바쁘고 정신없는 시민들에게 도심 속 일상 생활에서 잠시나마 떠나 마음의 안정은 물론, 생활의 활력을 얻어 직장 생활의 피로를 말끔히 풀 수 있게 하는 수도권 제1의 휴식 및 안식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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