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에 가입할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생각하는 것이 만기환급금에 대한 지급률이다. 만기환급률이 100%라고 설명한다면 왠지 뿌듯하고 30%밖에 되지 않는다면 왠지 손해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게다가 연금 전환까지 가능하다고 하면 손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모두 사라지고 만다. 그렇다면 과연 만기환급금 100%와 연금 전환이 가능한 보험이 계약자에게 이익이 되고 손해가 전혀 없는 것일까?
우리가 납입하는 보험료는 크게 위험보험료, 저축보험료, 사업비로 나눌 수 있다. 위험보험료는 사고 발생 시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한 비용이고, 저축보험료는 환급금을 적립하기 위한 비용이며, 사업비는 보험회사에서 유지를 위한 비용으로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암진단금이 5천만 원 지급되고 80세 만기가 되면 100% 환급되는 암보험의 보험료가 10만 원이라고 가정하자. 그 중 4만 원이 암진단금을 지급하기 위한 위험보험료이고 2만 원이 사업비, 4만 원이 저축보험료일 때 저축보험료인 4만 원을 적립해 80세 만기 때 100%의 만기환급금을 지급하게 된다. 위험보험료 4만 원과 사업비 2만 원은 소멸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보험료 10만 원 중 위험보험료 4만 원과 사업비 2만 원은 소멸성으로 납입하고 저축보험료 4만 원을 보다 높은 수익률의 저축성 상품에 투입한다면 어떻게 될까? 단순히 생각해도 80세 만기시점이라면 보험상품일 때의 100%보다는 많을 것이다.

연금 전환도 과연 이익이 될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 보장성보험을 연금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그 시점의 해약환급금을 연금지급금액으로 전환한다는 의미가 된다. 당연히 보험의 보장기능은 소멸되고 당시의 해약환금금을 연금으로 지급받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전환시점의 경험생명표를 사용하기 때문에 현재 가입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손해를 보게 된다.

결국 만기환급금 100%나 연금 전환을 강조하는 보험상품은 조삼모사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 보험이든, 저축이든, 연금이든 원래의 목적에 맞게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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