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빅리거들이 정규시즌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이하 한국시간)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선발진 합류를 노리는 김병현(24·애리조나)과 서재응(26·뉴욕 메츠)은 불안한 투구로 나란히 패전의 멍에를 쓰고 `빅초이' 최희섭(24·시카고 컵스)도 안타를 추가하지 못한 반면 애틀랜타 투수 봉중근(23)은 8경기연속 무실점행진으로 시범경기를 마감하며 미국 진출 6년 만에 빅리거로 시즌을 출발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애리조나 4선발로 낙점받은 김병현은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의 뱅크원볼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냈지만 홈런 1개 등 3안타와 3사사구로 3실점(2자책)해 2-4로 패전투수가 됐다.

광주일고 1년 후배 최희섭과의 투·타 대결로 더욱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에서 김병현은 1회초 시카고 슬러거 새미 소사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맞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추가 실점없이 1회를 넘긴 김병현은 2회 선두타자로 나온 최희섭을 2루 땅볼로 처리, 지난 11일 시애틀전에서 추신수에게 볼넷을 내준 후 사상 2번째로 이뤄진 한국인 빅리거 투·타 대결을 승리로 장식하며 2회를 삼자범퇴시켰다.

그러나 3회 1사에서 타석에 오른 상대선발 마크 프리어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김병현은 갑자기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연속볼넷을 내줘 1사 만루가 됐고 소사의 타구가 3루수 매트 윌리엄스의 글러브에 맞고 떨어지는 수비실책으로 추가 실점한 뒤 모이세스 알루의 희생플라이때 1점을 더 내줬다.

계속된 시카고의 공격에서 2번째 마주한 최희섭을 몸 맞는 공으로 내보낸 김병현은 5회까지 점수를 내주지 않았고 5회말 마크 그레이스의 솔로포로 1점을 따라붙어 1-3으로 추격한 6회초 좌완 스테판 랜돌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로써 김병현은 7경기(27이닝)에서 11실점(9자책)해 방어율 3.00으로 시범경기를 마쳤고 다음달 5일 콜로라도전에 선발 출격한다.

최희섭은 이날 안타를 추가하지 못하고 1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6회 에릭 캐로스로 교체됐지만 시범 24경기에서 2홈런 등 54타수 18안타(타율 0.333) 8타점, 10득점의 매서운 방망이 실력을 과시, 다음달 1일 뉴욕 메츠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 5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한다.

또 봉중근도 이날 1-2로 뒤진 9회초 보스턴과의 시범경기에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해 경기가 끝난 후 보비 콕스 감독으로부터 메이저리그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포함됐음을 통보받았다.

지금까지 9경기(12이닝)에서 방어율 1.42의 짠물투구를 선보인 봉중근은 폴 버드에 이어 올해초 콜로라도에서 영입된 마이크 햄튼까지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오름에 따라 선발진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서재응은 이날 볼티모어전에 선발등판했지만 1회에만 홈런 3방을 맞는 등 4이닝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고 지금까지 시범 5경기(15이닝) 방어율도 3.60으로 높아져 올시즌 중간계투로 나설 전망이다.

한편 김선우(26·몬트리올)가 전날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제외돼 마이너리그 트리플A 에드먼턴으로 강등됨에 따라 다음달 2일 애너하임전에 선발등판하는 박찬호(30·텍사스)를 비롯해 김병현, 최희섭, 봉중근, 서재응 등 한국인선수 5명이 올해 빅리그 무대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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