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전력 판도의 대체적인 윤곽이 시범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5일 시작돼 팀당 13경기씩 총 52경기를 치르고 30일 막을 내린 시범경기에서 8개 구단의 성적표는 SK의 돌풍, 삼성·기아의 부진, 두산·한화·현대의 약진, LG의 추락, 롯데의 회생불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조범현 감독이 새 사령탑으로 취임한 후 `영건 마운드'에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조진호가 가세하고 명포수 박경완이 배터리 호흡을 맞추게 된 SK는 시범경기에서 단독선두를 질주하며 올해 판도 변화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SK는 시범경기에서 투·타의 안정된 짜임새를 발판삼아 10승3패를 기록, 2위 한화(7승5패1무)를 무려 3게임차로 따돌리며 2000년 팀 창단 이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마운드는 선발 이승호, 제춘모, 마무리 채병룡 등 싱싱한 어깨의 영건에 조진호와 용병투수 트래비스 스미스, 고졸루키 송은범, 기량이 향상된 정대현, 총알투를 자랑하는 엄정욱까지 가세, 시범경기 방어율 2.08의 철벽 수비를 보여줬다.
 
여기에 SK 마스크를 쓰게 된 박경완의 빼어난 투수 리드까지 보태져 시너지효과가 기대되며 타선도 거포 조경환을 주축으로 만만치 않은 공격력이 예상된다.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되던 한화도 당초 예상을 뒤엎고 40대의 유승안 감독의 지휘 아래 4연패 뒤 6연승의 괴력을 과시했고 송진우-정민철의 원투펀치도 짠물 투구를 보여줬다.
 
다만 투수진의 연령대가 높고 타선에 좌우쌍포 송지만과 이영우를 제외하곤 믿을만한 타자가 없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1, 2위 삼성(5승7패1무)과 기아(5승5패3무)의 부진은 의외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을 푼 삼성은 이승엽과 마해영, 브리또가 버티는 클린업트리오와 안정된 마운드 등 우승멤버를 그대로 보유, 독주가 예상됐지만 시범경기 7위의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토종 에이스 임창용과 침묵을 지키고 있는 중심타선의 방망이가 살아난다면 언제든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기아 역시 지난 겨울 특급소방수 진필중과 호타준족 박재홍의 영입으로 투·타를 보강했지만 시범경기 6위에 그쳐 중량감이 떨어지는 중심타선과 3루수 정성훈의 현대 이적으로 생긴 내야 공백이 문제점으로 노출했다.
 
반면 일본프로야구에서 뛰었던 정민태가 마운드에 복귀한 현대(7승6패)와 지난해 4강 진출에 실패했던 두산(6승5패2무)은 3, 4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현대는 박경완이 빠진 안방 공백이 크고, 두산은 마무리 진필중, 용병게리 레스와 슬러거 타이론 우즈가 각각 빠진 마운드와 타선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과제로 남게 됐다.
 
또 백인천 감독의 주도로 젊은피를 대거 수혈하며 전력을 재정비했던 롯데(2승10패1무)는 최하위로 밀려나 올해 정규시즌 전망을 어둡게 했다.
 
한편 시범경기 마지막날인 30일 SK는 5-5로 맞선 8회초 이진영의 2점 홈런에 힘입어 기아를 7-5로 꺾었고 한화도 홈런 2방을 앞세워 삼성에 5-0 완봉승을 거뒀다.
 
또 LG는 선발 이승호의 6이닝 무실점 호투속에 두산을 단 1개의 안타로 잠재우고 3-0으로 승리했고 현대도 이숭용-전근표의 랑데부홈런으로 롯데를 5-1로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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