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후반 외국계 보험사를 중심으로 종신보험 판매가 급증을 이뤘다. 기존에는 저축형 보험이나 상해, 질병을 담보하는 보험 위주로 판매됐는데 고객들에게 죽음이라는 민감한 부분을 설득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외국계 보험사에서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남성 컨설턴트를 중심으로 가장 유고 시 발생되는 자녀와 배우자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키며 사망보험금을 주된 담보로 하는 종신보험의 니즈를 확산시키는 데 성공했다.

종신보험은 삶의 여러 가지 위험 중 조기 사망의 위험에 대비하는 보험이다. 각종 사고와 질병으로 가장이 조기 사망했을 때 남겨진 가족의 어려움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또한 조기 사망의 위험 이외에도 상속자금으로도 유용하다.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에 편중된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산구조상 상속이 개시됐을 때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한 유동성 자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 사망보험금으로 상속세를 납부하면 부동산이나 유동화가 어려운 다른 자산을 급하게 처분해 발생되는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종신보험의 가장 큰 단점은 보험료가 비싸다는 점이다. 60세까지 사망보험금 1억 원이 보장되는 정기보험은 보험료가 저렴하다. 통계상 60세 전에 사망할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신보험은 만기가 없기 때문에 사망보험금 1억 원으로 가입했다면 언제 사망하든 1억 원을 지급해야 하므로 당연히 보험료가 비싸다.

따라서 조기 사망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사망보험금을 준비한다면 복층설계를 통해 합리적인 보험료를 책정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사망보험금 2억 원을 필요로 하지만 보험료가 부담스럽다면 종신보험과 정기보험을 이용해 보험료를 줄일 수 있다. 종신보험에 1억 원을 가입하고 자녀가 독립할 때쯤인 60세까지 1억 원이 보장되는 정기특약을 추가하는 방법이 있다. 또한 정기특약을 체감형으로 선택한다면 보험료는 더욱 줄일 수 있다.

보험은 사고 발생 시 횡재를 하기 위한 상품이 아니다. 내가 필요한 금액을 필요한 기간 동안 보장받는 것이 합리적인 보험설계의 방법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