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발생한 천안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 화재참사를 계기로 합숙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은 물론이고 학생들의 합숙훈련 실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이번 화재사고는 축구부 합숙소에서 코치와 어린 선수들이 잠이든 사이에 불이나 이곳에서 잠자던 축구부원 가운데 8명이 죽고 17명이 연기에 질식하거나 중화상으로 인근병원서 분산 치료를 받고 있으나 부상이 심한 어린이도 상당수여서 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찰당국이 자세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나 불이 난지 15분만에 꺼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많은 인명피해가 난 것은 합숙소의 창문이 막혀있는 등 환기시설이 부족한 데다 출입문도 비좁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2개의 방에 무려 24명이 나눠 잘만큼 비좁은 데다 불이 잘 붙는 재질이 건물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번 화재사고 역시 안전 불감증이 가져다 준 또 하나의 비극적 참사로 지난 화성씨랜드 참사로 온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한 전철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 우리 국민의 안전의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 충청남도교육청은 이와 같은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학생들의 합숙훈련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한다. 또 교육부총리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학생들의 합숙훈련의 필요성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경기도와 인천시의 경우 각급 학교와 연수시설 등에 약 300개를 넘는 합숙시설이 산재해 있는 만큼 차제에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해서 철저한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학생체육이 국가체육 발전에 공헌해온 점은 인정되지만 어린 새싹들이 공부는 뒷전에 두고 오직 운동에만 매달리는 현실에 대한 비판여론이 적지 않았음을 상기해야 한다.

지자체나 교육청은 물론이고 학교나 교사들도 학교 성적올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심신이 건강하게 커가야 할 어린이들을 지나치게 혹사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교육당국은 차제에 각급 학교에 무분별하게 설치돼 있는 합숙시설에 대한 정밀진단을 실시해 안전에 문제가 있는 합숙소는 아예 폐쇄하고 학생체육 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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