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움츠렸던 프로야구가 오는 4월5일 따스한 봄내음속에 화려한 개막식을 갖고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지난해 사상 최초의 끝내기 홈런으로 `가을 축제'의 대단원을 장식했던 프로야구는 이날 한국시리즈 챔프 삼성이 달구벌에서 두산을 상대로 개막전을 벌이는 등 LG-SK(잠실), 기아-한화(광주), 현대-롯데(수원)전이 일제히 벌어진다.

팀당 133경기, 총 532경기의 페넌트레이스를 펼치는 올 프로야구는 전반적인 전력 평준화로 인해 유례없는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당초 전문가들은 삼성과 기아의 양강 체재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2주일간의 시범경기를 치른 결과 SK가 영건 마운드를 앞세워 선두를 질주하는 등 꼴찌 후보 롯데를 제외한 7개 팀이 혼전 양상을 보였다.

때문에 올 프로야구는 어느 해 보다 4월 한 달 판도가 최종 팀순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초반 탐색전에서 약점을 노출한다면 상대 팀들의 집중 포화로 인해 순위경쟁에서 조기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6개월간의 페넌트레이스가 종료되면 3위와 4위가 3전2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벌인 뒤 이긴 팀이 2위와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정규시즌 1위와 대망의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로 우승컵의 주인을 가린다.

지난 95년 연관중 540만명으로 절정을 이룬 뒤 거듭되는 악재로 관중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프로야구는 올시즌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4년 이후 19년간 시행됐던 `22시30분 이후 새 이닝 돌입불가' 규정을 철폐하고 무조건 12회까지 승부를 가리는 방식을 채택, 8개 구단의 심야 혈투가 팬들의 관심을 고취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부터는 순위결정 방식이 승률제에서 다승제로 변경됨에 따라 전략적인 비기기 작전이 그라운드에서 사라지고 1승이라도 추가하기 위한 치열한 총력전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해외진출 선수들이 대거 복귀한 가운데 간판스타들의 개인타이틀 경쟁은 더욱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올시즌 뒤 미국 진출을 선언한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은 최연소, 최단기간 300홈런 돌파와 개인통산 6번째 홈런타이틀을 노리고 있지만 `헤라클레스' 심정수(현대), `황금 독수리' 송지만(한화)의 방망이가 잔뜩 물 오른 데다 `수입 거포' 프랭클린(현대), 디아즈(SK), 로드리게스(롯데)도 만만찮은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신·구와 용병의 대결이 펼쳐진다.

15년째 국내 마운드를 지키는 송진우(한화)와 일본에서 복귀한 정민태(현대)가 건재한 가운데 기량이 급성장한 김진우(기아)와 SK의 이승호-제춘모-채병룡 `영건삼총사', 각 팀의 간판투수로 자리잡은 용병 엘비라(삼성), 리오스, 키퍼(이상 기아), 바워스(현대) 등이 골든글러브를 다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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